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가 지난 2010년 생필품을 박스에 담아 경기도 지역아동센터에 전하면서 시작한 ‘행복박스’ 기증이 올해로 14년째를 맞았다.
행복박스는 국가유공자나 수해농가, 화재 피해 가구, 참전용사 등으로 기증 범위를 넓히며 아성다이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성다이소는 여기에 우리나라를 넘어 튀르키예 지진 긴급재난 복구에도 동참하는 등 ESG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행복박스는 라면박스 크기 상자에 치약, 칫솔 등 세면도구 등을 담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전달 대상 연령, 성별, 상황 등을 고려한 이른바 맞춤형 선물세트로 변했다.
취약계층 아동에게는 가방, 크레파스 등 문구용품을 담고, 독거노인 가정에는 찜질팩, 지압매트 등 건강용품을 구성하는 식이다. 다이소가 3만개 넘는 생활용품을 유통·판매하는 ‘만물 백화점’이란 점을 활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 2년 동안 아성다이소 행복박스에는 마스크가 주로 담겼다. 확산 초기에는 대구시 의료진에게 마스크와 위생용품 등 20여 종으로 구성된 행복박스 500여개를 전달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초기 감염자가 집중됐던 지역이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행복박스는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기 위해 시작한 사회공헌 사업”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협력업체 태화글로비즈, 대한피앤에이치, 디아리오, 지티코퍼레이션, 오가닉팜코리아와 함께 튀르키예 지진 긴급재난 복구에 동참하고자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억원 상당 긴급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긴급구호 물품은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서 필요하다고 공개한 품목들로 보온모자, 장갑 등 겨울 방한용품과 마스크, 물티슈 등 위생용품으로 구성했다.
강원도 삼척시의 탄광촌 도계 지역에서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을 통해 연탄과 등유를 제공하는 것도 아성다이소의 ESG 경영 방법이다. 아성다이소 임직원은 지난 1월 도계 탄광촌 지역을 방문해 지역 가정과 아동센터에 연탄 3000장과 등유 2000리터를 전달했다.
도계지역은 1960년대 대표적인 탄광촌으로, 당시 탄광개발 활성화와 수요 증가로 황금기 시절을 누렸다. 하지만 석탄 수요 감소와 합리화 정책으로 광산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고 지역 경제가 불황을 겪게 됐다. 지금은 2개 탄광만 운영돼 지역 경제를 간신히 유지하는 실정이다.
아성다이소는 지난 2019년 글로벌비전과 도계지역 내 센터에 맞춤형 아동·청소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행복박스와 연탄 전달 등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성다이소는 단순 기부를 넘어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 발판으로도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 판매 상품의 약 70%를 720여곳 국내 제조 협력사로부터 매입하고 있다.
다이소는 손톱깎이에서부터 분갈이용 흙까지 대부분 제품을 국내산으로 채울 정도로 국내 중소기업의 유통 창구로 올라섰다. 2019년 680여개 국내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었던 것과 비교해 40여곳(6%) 가량 증가했다.
2020년부터는 신진 작가 발굴 및 사회적 기업과 협업하는 사회공헌 활동인 ‘상생과 동행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세라비, 디위드, 코기맨, zzi(찌), 나봉 작가와 사회적 기업 오티스타 등과 손잡고 사무용품, 개인 수납용품 등을 다이소에 출시했다. 오티스타는 자폐 디자이너의 재능 재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이들의 상품을 다이소에서 살 수 있다.
아성다이소는 최근 ESG 경영을 친환경 중심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다이소 내 친환경 매대를 별도로 운영중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인증하는 친환경 표지 인증을 받은 제품만 선보인다.
2019년 7월 문을 연 14만2149㎡(약 4만3000평) 규모 물류센터 부산허브센터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 설비도 구축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물류센터 에너지 사용량의 일부를 태양광 발전 에너지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