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유통 업체 나라셀라가 외식사업으로 손을 뻗는다. 와인 상품군을 늘리고, 온라인 주문·픽업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은 추가 확장이다. 와인 산업 첫 상장사 도전에 나선 나라셀라가 증시 입성을 앞두고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강남구 나라셀라 도운빌딩. /배동주 기자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외식업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 완공한 강남구 신사동 사옥 도운빌딩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개점한다는 계획으로, 정관 사업 목적에 '휴게음식점업', '카페운영업'도 새로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사옥 1층에 카페를 열고, 2층은 와인을 잔으로 판매하는 체험 공간으로, 4층과 5층을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는 안을 확정했다. 지난해 이미 빌딩 이름을 딴 '도운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외식사업 직접 진출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개점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오는 4월 말 개점이 목표로 수입·유통하는 와인을 음식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지하 2층·지상 7층 빌딩 전체를 나라셀라 와인문화공간으로 꾸리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라셀라의 외식업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설립된 나라셀라는 와인 유통 및 판매 업체로, 몬테스(Montes), 덕혼(Duckhom) 등 해외 유명 와인을 국내에 수입해 왔다. 수입 와인을 직접 판매하는 와인숍 '와인픽스'를 갖췄지만, 외식사업을 추진하진 않았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나라셀라가 외식사업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나라셀라는 이후 미국 나파밸리 와인 '잉글눅' 수입은 물론, 일본산 와인으로까지 수입·유통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로 주문·결제한 상품을 매장에서 픽업하는 스마트오더 '일키로미터 와인'을 출시, 온라인 대응에도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속 혼술족 등장 등으로 와인 시장이 성장, 지난해 1000억원 이상 매출이 관측되지만, 시장에선 지속 성장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래픽=이은현

나라셀라는 외식사업이 자사 수입·유통 와인의 인지도 상승을 이끄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아영FBC가 선보인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선보인 '사브서울'과 '무드서울'의 인기가 나라셀라의 외식사업 확장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영FBC가 서울 압구정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사브서울의 경우 매장 이용을 위해선 와인 주문이 필수지만, 와인을 추천받고 와인에 적합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매달 10일 진행하는 한달치 예약이 5분이면 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와인을 추천하고 어울리는 음식을 내주는 레스토랑 운영에 더해 프리미엄 와인, 예약 등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멤버십제 레스토랑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셰프 추가 채용과 메뉴를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나라셀라는 지난 5월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를 추진한 데 이어 금융 분야 고위급 전관과 해외투자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IPO에 힘을 쏟고 있다. 나라셀라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와인 관련 기업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증시에 입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