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전문점 ‘롯데리아’로 잘 알려진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롯데GRS가 고속도로 휴게소로의 컨세션 사업 확장 첫발을 뗐다. 컨세션 사업은 공항,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식음료 브랜드를 유치·운영하는 사업으로, 고정 방문객이 보장되는 휴게소는 특히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롯데GRS는 작년 휴게소 컨세션 사업 본격 추진을 위한 별도 법인을 신설하고, 차우철 롯데GRS 대표이사를 수장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GRS는 2016년 컨세션 사업에 진출해 병원, 공항, 호텔 등으로 사업장을 넓혀왔지만, 휴게소로의 사업 영역 확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GRS가 식음료 브랜드를 유치해 운영하는 제주백병원 컨세션 사업장. /롯데GRS 제공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GRS는 지난해 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을 주 업무로 하는 신규 법인 하남씨엔에프를 설립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 롯데GRS가 지분 약 30%를 지닌 최대 주주로 이외 동부건설과 신한은행, KH에너지 등이 하남씨엔에프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GRS의 이번 법인 설립은 지난해 7월 동부건설·신한은행 등과 컨소시엄으로 따낸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 환승형 복합휴게시설 개발의 후속 조치다. 롯데GRS는 하남드림휴게소 완공 이후 해당 휴게소의 컨세션 사업자로 식음료 브랜드 유치 및 운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GRS가 컨세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리아는 물론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 등 주요 브랜드가 일제히 브랜드력 약화 등으로 성장 한계에 봉착하면서다. 예컨대 롯데리아는 맥도날드나 맘스터치에, 엔제리너스는 스타벅스 등에 완전히 밀려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롯데GRS의 개별 기준 영업손실은 223억원으로 2020년 적자 전환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당기순손실은 2020년 334억원, 2021년 405억원을 기록하며 2년 동안 739억원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역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 부진에 빠진 롯데GRS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차우철 대표가 컨세션 사업 확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 프랜차이즈 주요 브랜드가 브랜드력 약화를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컨세션 사업은 코로나19 여파를 벗어날 경우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 롯데GRS는 2021년 김해공항 국내선 식음료 사업장 운영권을 가져온 데 이어 2022년 롯데월드 부산점, 제주대병원 등으로 컨세션 사업장을 넓히고 있다. 장소에 따라 ‘더푸드하우스’와 ‘스카이31 푸드 에비뉴’ 등 2개 브랜드로 운영했던 브랜드명도 ‘플레:이팅’으로 통합했다.

그래픽=손민균

롯데GRS는 작년말 기준 인천공항, 김포공항, 고속철도 역사 등 총 14개 사업장에서 컨세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사업권을 획득, 2027년 완공 후 본격 운영을 하게 될 하남드림휴게소를 사업장에 포함할 경우 총 15개 컨세션 사업장을 갖췄다.

롯데GRS 관계자는 “꾸준한 컨세션 사업장 확장에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컨세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면서 “지난해 휴게소 사업권을 획득한 만큼 앞으로 신규 컨세션 사업장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롯데GRS의 컨세션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공항 주요 사업자로 올라섰지만, 알짜로 꼽히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 이미 SPC삼립(005610)과 풀무원푸드앤컬처로 재편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GRS가 직접 개발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고정 방문객이 보장되는 만큼 컨세션 사업은 외식 기업이라면 어디나 눈독 들이는 사업”이라면서 “운영권을 획득해야만 할 수 있는 사업이라 후발 사업자인 롯데GRS는 입찰 경쟁력이 밀리고, 되레 저가 입찰로 수익성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