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0계 치킨의 '크크크 치킨'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검색 1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3일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팬들과 실시간 소통하면서 1시간 동안 이 치킨을 먹은 영상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BTS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주문이 쏟아지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서 점주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고 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가맹점 문의가 쏟아졌다고 하는데요.
재밌는 것은 60계 치킨을 운영하는 장스푸드가 이러한 가맹점 요청을 거절하기로 한 겁니다. 통상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을 늘려 제품을 많이 공급하고, 여기서 마진을 얻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대 치킨 프랜차이즈(교촌·bhc·BBQ)의 가맹점만 약 5000곳에 달하는 이유죠.
장스푸드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신규 가맹점을 거절하는 게 기존 점주들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장스푸드는 60계 치킨을 출범할 때부터 "가맹점은 딱 700곳까지만 연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현재 60계 치킨의 가맹점 수는 600곳 후반입니다.
같은 동네에 같은 프랜차이즈 신규점이 생기면, 기존에 터를 잡고 있던 점주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 생긴 가맹점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죠.
이런 불안은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가맹 브랜드인 '골프존파크'가 생겨난 배경이기도 합니다. 앞서 스크린골프 장비만을 판매하던 골프존은 같은 지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스크린골프장으로 인해 점주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가맹사업이 아닌, 기기 판매와 수리로 수익을 냈기 때문에 기계를 사간 사람들에게 거리 제한을 둘 수 있는 권한이 없었습니다. 이때 진통을 겪은 골프존은 골프존파크라는 가맹 브랜드를 만듭니다. 일정 거리를 두고 매장을 내야 한다는 '거리 제한'을 프랜차이즈 계약 사항에 넣기 시작합니다.
골프존의 사례로 비춰보면, 60계 치킨이 신규 가맹점을 받지 않는 건 기존 점주들을 보호하는 장치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장조웅 60계치킨 대표는 "가맹점을 많이 모집하면 본사 입장에서는 좋지만, 추가로 확장하는 것이 기존 점주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의견이 많이 들려왔다"며 "추가 개점 중단 결정을 해서 점주들이 안심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했습니다.
장 대표는 평소 '가맹점주가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 사람의 가맹점주가 2개 이상의 60계 치킨 매장을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겁니다.
점주는 돈만 투자하고, 가게에서 실질적으로 노동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을 금지합니다. 점주가 직접 매장에서 일정 시간을 체류하면서 '생계형'으로 매장을 운영해야 프랜차이즈 계약을 한다는 것이죠.
브랜드를 함께 일군 점주들의 불안을 씻어주는 대담한 결정. 프랜차이즈 본사의 미덕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