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 본사 등에 설치된 간편식 자판기를 제조하는 미국 푸드테크 기업 요카이 익스프레스가 풀무원(017810) 손을 잡고 올해 상반기 한국에 진출한다.
요카이 익스프레스는 풀무원 제품 맞춤형 자판기를 제조하고, 풀무원은 자판기 맞춤형 레시피를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최근 요카이 익스프레스의 간편식 자판기를 올해 상반기 중 한국에 도입하기 위한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풀무원은 이번 계약으로 요카이 익스프레스 제품의 한국 내 독점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요카이 익스프레스는 돈코츠 라멘, 김치라멘, 우동 등 간편 조리식 자판기를 만드는 회사다.
소비자가 메뉴를 고르면 90초 안에 뜨끈한 요리를 그릇에 비닐을 씌운 채 조리해 내놓는다. 자판기는 미국 내 공항과 호텔, 병원 등 50여 곳에 더해 일본 하네다공항, JR동일본 도쿄역 등에 설치돼 있다.
풀무원은 신선식품과 냉장·냉동 도시락, 간편식(HMR)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 무인 판매 플랫폼 ‘출출박스’ 가운데 한가지 제품군으로 요카이 익스프레스의 자판기를 추가한다. 풀무원은 요카이 익스프레스 자판기의 이름을 ‘출출박스 자동 로봇시스템’으로 정했다.
출출박스는 지난 2019년 출범 이후 3년간 매출 증가율이 연 평균 350%였던 풀무원의 알짜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로, ‘식사형’과 ‘간식형’ 자판기로 구분된다. 포스코 본사와 서울대병원 등 기업과 공공기관에 입점해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 무인 사업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출출박스 사업을 하면서 따뜻한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들었고, 요카이 익스프레스 자판기로 조리된 간편식을 제공해 이를 충족시키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풀무원 출출박스는 주로 냉장 제품을 팔기 때문에, 서비스 사각지대가 있어 이를 요카이 익스프레스 자판기로 보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계약 이전에도 풀무원은 미국 법인인 풀무원USA를 통해 요카이 익스프레스와 협업했다. 풀무원은 지난해부터 미국 테슬라 본사 등에서 요카이 익스프레스 자판기를 통해 간편식을 판매했다. 주로 풀무원의 채식 브랜드인 플랜트스파이어드의 대체육과 두부를 활용한 메뉴들을 제공했다.
두 회사의 협업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로 더욱 가시화됐다. 당시 풀무원 창업자 남승우 전 대표의 아들 남성윤 풀무원USA 마케팅본부장은 CES 2023에 참가해 요카이 익스프레스 자판기로 조리한 간편식을 소개했다.
남 본부장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요카이 익스프레스 부스를 찾자 직접 나서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요카이 익스프레스 자판기에서 조리된 라멘을 맛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한국 내 자판기 도입을 포함한 풀무원의 요카이 익스프레스와의 협업을 미국 내 사업 확장과 채식 브랜드 인지도 제고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한다. 지난해 CES 2022에서도 풀무원은 플랜트스파이어드의 대체육과 두부를 활용한 불고기 우동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