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큐레이션 서비스 맘마레시피를 운영하는 잇더컴퍼니의 ‘끼니키트’가 오는 3월 미국에 진출한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 먼저 주력하겠다는 김봉근 대표의 전략에 따라 지난해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한국 교민 시청자가 많은 방송사를 통해 홈쇼핑을 진행하기로 했다. 회사는 홈쇼핑을 통해 끼니키트 10만개 판매를 목표로 세우고 향후 판매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다.
끼니키트는 김 대표가 회사를 설립한 2018년 11월부터 준비한 간편 솥밥 세트 형태의 제품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육아에 치이는 엄마는 남은 이유식 재료로 끼니를 때우며 ‘식욕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데서 기획됐다.
재료 손질과 가열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기존의 밀키트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동봉된 전용 솥에 손질된 식재료를 담아 전자레인지로 18분이면 조리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약 3년간의 연구 끝에 이뤄진 성과로 2021년 말 특허 등록을 완료해 지난해 6월 제품으로 출시됐다.
끼니키트는 ‘엄마를 위한 건강 먹거리’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게 제주에서 수확돼 건조된 나물과 십리향쌀 등을 활용해 유채나물 솥밥, 취나물 솥밥 두 가지로 출시됐다. 잇더컴퍼니는 끼니키트를 통해 말린 전복을 활용한 전복 솥밥, 수제비나 칼국수 등의 메뉴도 선보일 계획이다.
끼니키트는 이러한 제품 우수성을 인정받아 조선비즈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 ‘2022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밥·죽·스프·소스 부문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6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잇더컴퍼니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회사 설립부터 끼니키트가 개발되기까지 과정에 대해 물었다.
비알코리아, 미스터피자, 매일유업 등 프랜차이즈와 식품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온 김 대표는 2013년 첫아이를 갖게 된 뒤 ‘아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시작한 태교 요리에서 창업이 비롯되었다고 했다.
실제 육아를 해보니 대부분의 서비스나 먹거리가 아이만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기에 육아하는 엄마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 결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업 초기부터 끼니키트에 주력하기는 어려웠다. 애초 끼니키트를 냉장 유통 제품인 밀키트 형태로 기획했으나, 밀키트 시장은 이미 대기업들이 선점하고 있고 냉장 유통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에 끼니키트를 개선하고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피봇(방향 전환) 전략’이 필요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가 피봇 전략으로 꺼내든 것은 ‘간식 큐레이션’이었다. 첨가물에 민감한 ‘육아맘’들의 수요에 맞게 첨가물이 포함되지 않은 건강한 간식들을 찾고, 이를 골라 담아 박스에 담아 판매하는 형태다. 지금은 잇더컴퍼니의 효자 상품이지만, 출시 당시였던 2019년 초에는 한 달에 10박스 정도만 판매되는 데 그쳤다.
지금의 맘마레시피 간식 박스를 만든 것은 소비자와 구매자를 분리하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엄마가 스스로를 위한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남편, 친구, 가족이 선물 형태로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토대로 2020년 하반기에 카카오 선물하기 채널에 입점했다. 이후 해당 채널의 임신·출산 카테고리에서 랭킹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10위권 안에 들면서 한 달에 1만여개가 팔리는 효자 상품이 됐다.
지난해에는 상품 패키징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경기 구리에 150평 규모의 ‘큐레이션 센터’를 마련하기도 했다.
푸드앤푸드테크 대상에서 일반식품 스낵부문 베스트오브베스트와 일반식품 스낵(세이보리)부문 대상을 차지한 잇더컴퍼니의 ‘맘편한 쑥쫀득이’와 ‘제주보리개역’ 역시 간식 선물 박스에서 탄생했다.
맘편한 쑥쫀득이는 기존 불량식품이던 쫀득이와는 달리 첨가물과 합성색소를 넣지 않았고,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해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보리개역은 제주에 있는 협력사(설심당)와 공동으로 개발·제작한 제품으로 제주보리가루를 사용한 미숫가루 형태의 제품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제품 개발을 통해 간식 박스의 품질을 끌어올리면서 매출도 끌어올릴 수 있었었다고 했다. 잇더컴퍼니는 창업 이후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30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지원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돼 육아맘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먹거리를 추천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 중에 있다”며 “올해까지는 일정 수준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