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일 식의약규제혁신 100대 과제 추진 성과 보고회를 열고 현재까지 57%의 추진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절반을 차지하는 식품 분야 규제혁신 과제에 대해서는 34개를 추진해 68% 추진율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해당 과제들이 발표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의 과제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 규제가 완화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 분야 과제 셋 중 하나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국회의 협조가 이뤄져야 하지만, 개정 논의는 미진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안전한 미래를 여는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 추진성과 보고회'를 열고 추진 중인 주요 과제와 추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식약처는 추진 중인 식품 분야 규제혁신 주요 과제로 '미래 식품 원료 인정 확대',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신시장 창출', '집단급식소 시설 기준 합리적 개선' 등을 꼽았다.
미래 식품 원료 인정 과제는 농·축·수산물 등으로 한정돼 있던 기존의 식품 원료 인정 대상을 세포배양 등 신기술을 적용한 식품 원료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했으며, 오는 4월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집단급식소 시설기준 합리적 개선은 조리장과 객석은 내부를 볼 수 있도록 같은 장소에 설치되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대규모 산업단지의 경우 식사를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과제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적극 행정을 통해 사업장 내 객석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고, 오는 4월까지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또 액상·겔·분말·과립 형태만 허용되는 환자용영양조제식품 제조를 쿠키 등 다양한 형태로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 정육점에서 만든 소시지, 돈가스 등을 일반음식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 등을 다음 달 중 시행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 밖에도 국회를 통한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 시행규칙 등 국무회의 등을 통해 개정이 가능하거나, 기준 및 규격과 같이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변경할 수 있어 완화가 가능한 규제 22개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소비기한표시제도에 대한 계도기간 부여, 무가염 사용 표시기준 마련, 냉동식품 소분을 위한 일시적 해동과 재냉동 등 식약처가 해결이 가능한 규제 6개에 대해서는 개정을 통해 과제를 달성했다.
하지만 나머지 22개 과제는 식품첨가물과 관련되어 있어 소비자 단체 등과의 사회적 합의나 실질적 연구(5개)를 해야 하거나, 국회를 통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17개)이다. 이날 현장에서도 규제 혁신에 대한 '속도'에 대한 주문이 나왔고, 오유경 처장도 이에 대해 "신경 쓰겠다"고 했지만 완수가 미지수인 과제들이 상당수인 셈이다.
실제로 식약처가 핵심 과제로 발표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신시장 창출 과제 역시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시행하고 있지만, 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한차례도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과제는 건강기능식품판매업소에서 건강기능식품 완제품의 소분·조합 판매를 금지하는 현행법안을 개정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신설하고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관리사를 도입해 건강기능식품 소분·조합 판매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식약처는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지난해 11월 29일 국회에 제출했고, 법안은 그 이튿날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아직 회의에 한 차례도 상정되지 못했다.
이 밖에도 '유흥주점 종업원의 위생교육 제외', '식품 수출지원 인프라 구축' 등의 과제를 위한 법 개정안들도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이후 논의되지 못했다.
현행 3년인 식품·의약품 분야 국내 시험·검사 기관에 대한 유효 기간을 국외 시험·검사기관과 같은 4년으로 연장하기 위한 '국내 시험검사기관 지정 유효기간 연장' 과제를 위한 법률안만이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돼 11월 회의에 상정됐으나, 실질적인 논의를 이루지는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위원회 특성상 복지나 보건 관련 법안이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식품 관련 법안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회에서 심사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위원회에 법안을 설명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과제 완수에 대한 키를 국회에서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