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공격을 받은 KT&G(033780)가 반격에 나섰다.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3조9000억원을 투자하고, 궐련형 전자담배와 KGC인삼공사의 건강기능식품, 해외 판매 궐련담배를 3대 성장 축으로 매출 10조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하는 KGC인삼공사의 인적 분할 후 상장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기대 이익이 없고, KT&G와의 시너지를 잃게 된다"며 추진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T&G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기업설명회(IR)를 통해 KT&G그룹 전체 매출을 2027년까지 약 10조2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KT&G의 추정 매출은 5조9000억원인데 이를 두배 가까이 확대한다는 청사진이다.
KT&G는 5년 후 목표 매출액인 10조2000억원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 건강기능식품 등 핵심 사업 매출을 약 8조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궐련형 전자담배 2조800억원 ▲KGC인삼공사 2조1000억원 ▲궐련 3조8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IR서 행동주의 펀드 제안에 반박
이날 IR에서 KT&G는 플래쉬라이트 캐피털 파트너스(FCP)가 제기한 주주 제안에 대해 반박했다. 우선 KGC인삼공사를 인적 분할 후 상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IR을 진행한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COO·CFO)은 "분리 상장 추진은 장기적 관점의 기업 가치와 주주적 관점의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방 수석부사장은 "KGC인삼공사는 KT&G와 유무형 시너지를 공유하며 성장했고, 분리될 경우 이런 시너지를 잃을 것"이라며 "인삼, 담배는 농민과 정부에 대해 공동 대응하며 노하우를 공유하고, 면세 또는 대형 채널과의 교섭력에 있어서도 시너지를 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도 두 회사는 스마트팜을 함께 운영하는 등 공동 R&D를 진행하고 있으며, KT&G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적격 분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주주들이 대규모 세금을 부담할 수 있다"며 "(인적 분할 후 상장 시) 두 기업의 합산 시총이 기존보다 낮아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FCP가 지적한 '경쟁사인 필립모리스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방 수석부사장은 "궐련형 전자담배 브랜드 '릴'을 2년만에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유통 판매 채널을 큰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며 "유럽 국가 중심으로 릴이 31개국 진출을 할 수 있었고, 파트너십 체결 이후 이전 대비 매출이 4배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KT&G는 기존에는 '필립모리스와의 계약 사항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거부한 글로벌 실적 공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주주 환원 확대 일부 받아들여
KT&G는 이날 FCP와 안다자산운용의 '잉여 현금을 활용한 주주 환원 요구'를 받아들여 중장기 주주환원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주주환원 계획은 자사주 매입 3000억원, 배당 5900억원을 포함해 9000억원 규모다.
KT&G는 올해부터는 6월 30일을 기준으로 반기 배당을 시작한다. KT&G는 내년 이후에도 배당금을 꾸준히 늘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안다자산운용이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매년 추가로 5000억원을 사용하라고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유중인 현금 규모도 줄어든다. 방 수석 부사장은 "2021년 보유 현금은 1조8000원"이라며 "투자 증가와 확대된 중장기 주주 환원 실행 계획으로, 2022년에는 1조1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투자 재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채권 약 400억원, 상장 주식 26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방 수석부사장은 "2026년까지 향후 4년간 현금 유출이 예상되며, 투자 자금은 부동산, 금융 자산을 일부 매각하고 차입을 통한 레버리지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KT&G가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고 일부는 반박하면서,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접전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