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000080)가 ‘필라이트’로 대표되는 자사 발포주 제품군에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를 더한 이른바 ‘기능성 발포주’를 추가한다.
일반 맥주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고물가 시대’ 급성장하고 있는 발포주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 필라이트 후레쉬, 필라이트 체리 등 기존 맥주형 발포주 제품군에 ‘필라이트 퓨린컷(FiLite PURINE CUT)’을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주질 개발도 마쳤다.
필라이트 퓨린컷은 ‘식후혈당상승억제’ 등 기능성 인정을 받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형 원료인 식이섬유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활용한 기능성 표시 발포주로 출시될 예정이다. 기능성 인정 원료 사용 시 일반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게 된 점을 활용했다.
아울러 제품명에서처럼 맥주 내 통풍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알려진 ‘퓨린’ 함량을 낮췄다. 일본에선 퓨린 제로 맥주 등이 이미 나왔지만,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단백질 합성과 신진대사 활성에 관여하는 기능성 원료 ‘L-아르지닌’도 추가한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 퓨린컷을 통해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적극 공략, 발포주 시장 선두를 확실히 굳힌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일반 맥주 시장에서는 오비맥주에 밀려 2위에 머물러있지만, 발포주 시장에서는 필라이트로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7년 4월 국내 최초의 발포주로 출시된 필라이트는 같은 해 7월 1000만캔(355㎖캔 환산 기준)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11월에는 1억캔 판매 고지를 넘어섰다. 출시 5년 7개월 만인 지난 10월 말까지 판매량은 16억3000만캔으로 집계됐다. 점유율은 80%로 추산된다.
발포주 시장의 성장도 하이트진로의 이번 신제품 출시에 영향을 미쳤다. 맥아 함량이 10% 미만으로 주세법상 기타 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는 세금이 72%인 맥주 대비 30%로 낮아 판매가도 낮은데, 최근 물가 상승이 이어지며 발포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발포주 판매 가격은 500㎖ 1캔 기준 1600~1800원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발포주 시장 규모는 3600억원으로 2000억원 규모였던 2019년보다 80% 커졌다. 같은 기간 국내 맥주 시장 규모가 5조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발포주 시장을 두고 주류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19년 ‘필굿’을 출시하며 발포주 시장에 진입한 오비맥주는 올해 발포주 ‘오엠지’를 새로 냈다. 신세계L&B도 지난 3월 ‘레츠 프레시’를 출시하며 발포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이트진로 측은 “발포주 시장 성장에 따라 신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제품 출시 일정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