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이 배달 대행 서비스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 인수를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때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됐으나, 지금은 투자 시장이 얼어붙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법정 관리 위기에 쏠렸고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5일 오전 메쉬코리아 부릉 도심물류센터 강남1호점 오픈 기념식에서 유정범 대표가 전기차 배송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17일 스타트업, 투자은행(IB)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꾸려 메쉬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유진그룹이 메쉬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유진로지스틱스의 자회사로 4륜차 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 유진소닉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 이번 인수 검토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유진소닉은 전국에 걸쳐 약 1500대의 직영 차량으로 라스트마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택배가 소화하기 어려운 냉동·냉장·가구 설치 등 특수 배송을 주로 취급한다. 홈플러스, SSG닷컴, GS리테일, 오아시스 등이 거래처다. 지난 3년간 연평균 35%씩 매출이 늘었고 지난해 매출은 854억원이었다.

거래 성사 여부는 메쉬코리아의 기업 가치가 얼마로 매겨지느냐에 달렸다. 지난해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마지막 투자를 받을 당시 메쉬코리아 가치는 약 5000억원이었지만 현재는 1000억~2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주주들의 투자 당시 가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매각 작업은 채권자인 OK캐피탈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OK캐피탈은 지난 2월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등 경영진 보유 지분 21%를 담보로 360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메쉬코리아가 투자 유치에 실패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지난달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OK캐피탈은 마땅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다 유진 컨소시엄이 관심을 보이자 지난 15일 대출 만기를 한 차례 더 연장했다.

유정범 대표는 지난 14일 주주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법정관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상환이 필요한 대출 원리금은 약 500억원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OK캐피탈도 대출금 회수가 어렵고 주주들의 지분은 전액 소각되기 때문에 이 단계는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