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유통 업체 나라셀라가 미국 나파밸리의 3대 와이너리 중 하나로 꼽히는 ‘잉글눅’의 와인을 새로 들여온다.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의 와인 판권을 신세계그룹 신세계L&B에 내준 데 따른 대응이다.
나라셀라는 ‘쉐이퍼 힐사이드 셀렉트’ 등 쉐이퍼 빈야드의 대표 와인을 수입해 왔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L&B에 판권을 내줘야 했다.
신세계(004170)그룹 부동산 개발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난 2월 해당 와이너리를 인수, 판권을 가져갔다.
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이달 중순 미국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잉글눅과 와인 수입·유통 계약을 체결, 판권을 획득했다. 잉글눅의 대표 제품인 ‘니바움 에스테이트 1882 까베르네 소비뇽’(이하 1882)을 독점 수입하기로 했다.
잉글눅은 미국 와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나파밸리 안에서도 최고의 와이너리로 불린다. ‘몬다비’, ‘베린져’와 함께 3대 와이너리로 통한다.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와인 12종’에 잉글눅 와인이 들기도 했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잉글눅 1882 판권을 얻었고, 물량 수입 및 절차를 거쳐 내년 초면 국내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소량 수입돼 왔던 잉글눅의 ‘카베르네 소비뇽’, ‘루비콘’을 함께 가져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라셀라가 쉐이퍼 빈야드의 빈자리를 잉글눅으로 채웠다는 분석이다. 나라셀라는 그동안 미국 나파밸리 쉐이퍼 빈야드의 와인을 독점 유통하는 수입사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 9월 신세계L&B로 판권이 넘어가면서 상품군 위축이란 위기를 겪어야 했다.
특히 저명한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의 만점짜리 와인 ‘쉐이퍼 힐사이드 셀렉트’를 포함한 쉐이퍼 빈야드의 5종 와인은 나라셀라가 수입·유통하는 500여종 와인 중 최고급 상품으로 나라셀라가 수입하는 와인의 상징이 돼주기도 했다.
와인업계 한 관계자는 “나파밸리는 프랑스 와인에 버금가는 품질로 알려졌지만, 생산량은 전 세계 와인의 0.4%, 캘리포니아 와인의 4%에 불과해 수입 자체가 쉽지 않은 와인”이라면서 “나라셀라 입장에선 판권 이전이 위기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셀라는 나파밸리 대표 와이너리인 잉글눅의 판권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나라셀라의 매출은 889억원, 영업이익은 121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 102%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총 647만8038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중 공모 물량은 약 23%다. 공모 자금으로 더 좋은 와인을 더 많이 들여와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마승철 나라셀라 회장은 “쉐이퍼 빈야드를 내어준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아직 국내에 들여오지 않은 좋은 와인이 많은 만큼 상장에 성공해 상품 경쟁력을 꾸준히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