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가 4년만에 올리기로 했던 커피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커피 값 인상을 발표한지 이틀만의 번복으로, 점주들의 강력한 반발과 공정거래위원회 신고가 이디야커피 본사에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공정위 관계자는 "이디야커피 가맹점주로부터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접수됐다"며 "서울사무소에서 이디야커피 본사의 커피 가격 인상 과정에 부당한 점이 있었는지 파악해봐야 불공정 행위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디야 커피 매장 전경.

공정위 신고 이후 이디야커피는 직영점에서 마켓테스트를 진행해 제반 요인들을 재점검하기로 했다는 방침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직영점에서 라지사이즈 음료로의 변화를 도입해 고객들의 반응을 먼저 살펴보겠다는 것"이라며 "점주들 사이에서도 가격 인상에 대해 반응이 엇갈려, 세부 사항은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에 민원이 접수돼 가격 인상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는 "이번 가격 인상 시도는 공정위 표준가맹계약서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공정위에서도 가격 인상을 보류한다고 했으니 종결 처리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이디야커피는 다음달 1일부터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선에서 인상하고, 아메리카노는 기존과 가격을 유지하되 크기를 키우고 샷을 추가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가령 아메리카노의 기본 용량을 키우고 원두를 1샷에서 2샷으로 추가하는 식이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이에 불만을 표했다. 아메리카노 재료비가 늘어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늘어나는데, 본사가 가맹점주와 협의 없이 해당 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이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해 이디야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커피가 기본 용량을 키우고 샷을 추가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커피 공장의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디야는 2020년 평택 포승공단에 연면적 1만3064㎡짜리 커피 로스팅 공장 '드림팩토리'를 세웠다. 해당 공장 건립에만 4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디야의 재고자산은 지속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디야의 재고자산은 2019년 기준 약 52억원에서 2020년 약 147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는 173억원으로 또다시 증가했다.

재고 누적을 막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춰야 하는 상황까지 왔는데, 공정을 멈추면 제품당 생산 단가가 늘어나 생산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커피 공정은 반도체 공정처럼 한번 멈췄다 재가동할 때마다 큰 비용이 추가돼 쉽게 멈추기가 어렵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물류센터를 지은 후 원두나 비니스트(스틱커피) 외에도 컵, 홀더 등을 보관하게 되면서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이라며 "재고를 일주일 안에 소진하려고 하는 상황이며, 유통기한이나 악성재고로 분류될만한 자산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