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005300)음료가 새 청주(淸酒) 브랜드 '백화'를 출시한다. 청주 브랜드 신제품은 1994년 '설화' 이후 28년 만이다.
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전날 새 청주 브랜드 '백화'를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일부 매장에 테스트 차원으로 내놓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중에 테스트를 마치고, 결과에 따라 내년 중 유통 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백화'는 최근 주류 시장을 이끄는 MZ세대(1981~2010년생)을 겨냥해 젊은 분위기를 강조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다른 청주 브랜드 청하와 백화수복이 황색 유리병에 담긴 것과 달리 투명 유리병에 담아 시각적인 깔끔함을 강조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백화는 25살에서 45살 사이 남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청주"라며 "맛있는 음식,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기 좋은 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시각적인 면에서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겉면에는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손잡고 조선 후기 유명 풍속화가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을 편집해 담았다. 이 그림은 국보 195호 '혜원풍속도화첩'에 실린 서른 점 가운데서도 유난히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맛에서는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해 만든 주정(酒精) 미첨가 청주라는 점을 내세웠다. 전통방식으로 빚은 우리나라 청주는 엄선된 쌀에 누룩(발효제)을 충분히 넣어 만든다. 주정과 조미료 사용은 대체로 금지한다.
반면 현재 시판하는 청주 대부분은 일본 사케 가운데 질이 가장 낮은 후츠슈(普通酒·보통주)처럼 주정을 섞거나, 감미료나 산미료를 첨가해 만든다.
무색·무취·무향인 주정을 술에 섞으면 양이 불어나고, 과당·물엿·젖산·구연산 같은 감미료를 더하면 주정으로 늘어난 술에 부족한 맛과 향을 인위적으로 보충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차례주 백화수복은 국내산 쌀 100%로 만들지만 주정과 과당, 물엿, 구연산, 젖산이 모두 들어있다. 청하 역시 주정을 섞었을 뿐 아니라 과당과 물엿, 구연산이 전부 들었다. 청하는 심지어 외국산 쌀로 술을 빚는다.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 백화에 국내산 쌀만 쓰고, 주정을 첨가하지 않아 다른 간판 청주제품과 차별화했다.
대신 출고가가 이들 제품에 비하면 훨씬 높다. 백화 출고가는 일반 소주와 같은 375밀리리터(ml) 한 병에 4227원이다. 청하 300ml 한 병은 대형마트에서 보통 2000원을 조금 웃도는 가격에, 백화수복은 대형 700ml 한 병이 5000원 수준에 판매한다. 용량을 감안하면 이들 청주보다 백화가 2배 이상 비싼 셈이다.
주류 전문가들은 백화가 최근 주류 시장에 불어 닥친 증류식 소주 열풍을 이어 받아 젊은 느낌의 '프리미엄 청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탄생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희석식에 비해 가격이 비싼 증류식 소주 시장은 가수 박재범이 만든 '원소주'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출고량이 29% 증가했다. 반면 아직 증류식 소주에 비할만한 프리미엄 청주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백화와 원소주는 각각 발효주와 증류주라는 점에서 양조 방식은 다르다. 그러나 국내산 쌀만으로 술을 빚고, 주정은 넣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뚜렷하다.
한국전통민속주협회 관계자는 "주세법상 누룩 함유량을 감안하면 백화를 전통 청주라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면서도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값싼 주정을 섞지 않았다는 점과 유명한 그림을 넣은 겉면 디자인을 보면 값이 비싸도 본인 취향에 맞는 술을 즐기려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만한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런 점을 감안해 주력 브랜드인 청하와 백화수복 시리즈를 백화 발매 여부와 상관없이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청주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기존 제품군과 새 시장을 열어야 하는 백화가 상승효과(相乘效果)를 일으키길 기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청하' '청하 드라이' '별빛 청하 스파클링' '백화수복' '설화' '국향' 등 미묘하게 맛과 향이 다른 6가지 청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취임 이후 부쩍 늘어난 신제품 행렬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올해 롯데칠성음료는 백화를 포함해 유난히 다양한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 2월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 4월 '처음처럼 꿀주'와 '별빛 청하', 5월 '순하리 레몬진'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를 잇달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무설탕 소주 '새로'를 출시했다.
주류업계 전문가들은 '효자 브랜드를 오래도록 가지고 가는 경향이 뚜렷한 주류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