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201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SIAL 2022) 2일 차. 신상열 농심(004370) 구매실장(상무)이 SIAL 2022가 열린 프랑스 파리 노르빌뺑트 전시장을 찾았다. 흰색 셔츠에 짙은 남색 재킷, 황갈색 바지를 차려입은 채였다.
신 상무는 올해 SIAL 혁신상을 받은 16개 제품과 특별상 3개(금상·은상·동상) 제품이 모두 전시된 'SIAL 혁신관'에서 제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폈다. 스마트폰에 각 상품의 특징을 메모했고, 식물성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를 두고 "어떤 제품이냐"고 묻기도 했다.
신 상무는 농심 창업자인 고(故) 신춘호 회장의 손자이자 현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농심가(家) 오너 3세다. 1993년생으로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에서 기획과 예산 관련 업무를 맡았다. 2022년 정기인사에서 핵심 부서인 구매 담당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날 조선비즈와 만난 신 상무는 "글로벌 식품 산업의 트렌드를 파악해 보고자 이번 박람회를 찾게 됐다"면서 "조금 일찍 프랑스 파리에 입국해 SIAL 2022가 개막한 전날에도 이곳 노르빌뺑트 전시장을 찾았다. (많이 걸어) 이제는 다리가 좀 아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해 만드는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채식) 식품을 주로 살펴봤다"면서 "비건 식품은 이제 확실히 주류가 된 것 같다. 빠르게 성장하는 동시에 대체육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해서 많은 제품이 빠른 속도로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상무가 SIAL 2022에서 집중한 비건 식품은 농심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비건 문화 확산과 대체육 소비 증가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해 이미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였고, 지난 5월에는 채식 코스요리를 내는 레스토랑 '포레스트 키친'을 열었다.
재계에선 신 상무가 글로벌 사업으로 본격적인 영향력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바킷 듀센바에프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를 만나 현지 식품 사업 논의를 진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을 살펴왔던 것과 대조된다.
신 상무는 이날을 끝으로 프랑스를 떠나 독일로 이동할 예정이다. 독일은 농심의 대표적인 음료 제품 원료 수입국 중 하나다. 과일 함유 음료 '카프리썬'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독일에서 원액을 수입해 국내서 용기에 담은 보틀링 방식으로 카프리썬을 제조·판매한다.
신 상무는 "카프리썬과 '파워오투'를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파워오투는 산소가 함유된 스포츠음료"라고 말했다. 농심은 1907년 독일에서 설립된 음료 전문 제조사 아델홀쯔너와 손잡고 2005년부터 파워오투를 공식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