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 ‘퍼센트 아라비카(% Arabica)’가 한국에 첫 번째 매장을 연다. 국내 1호점은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와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 테라로사가 입점한 스타필드 코엑스몰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퍼센트 아라비카는 추석 명절 기간인 오는 11일 신세계(004170)그룹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별마당 도서관 1층에서 첫 영업을 시작한다.
당초 추석 연휴 전에 개점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힌남노’ 피해가 극심한 점을 고려해 일정을 연기했다고 사측은 밝혔다.
일명 ‘응(%) 커피’로 불리는 이 브랜드는 일본에서 시작해 전 세계 18개국에서 124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커피 체인이다. 현재 중국(63개), UAE와 쿠웨이트(각 12개), 싱가폴(5개), 영국(3개), 프랑스(1개) 등에 진출했다.
국내에 이어 캐나다, 스페인, 멕시코, 필리핀 현지 매장도 조만간 개점을 앞두고 있다. 또 ‘커피 종주국’ 이탈리아를 비롯해 중국에 이은 세계 최대 시장 인도, 이집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교토 매장은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일본 여행 필수 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여행 때 여기 라떼 마시려고 1시간 줄을 섰다” “홍콩에서 마셔보고 반해서 일본까지 갔다”는 등의 ‘인증글’이 줄줄이 올라올 정도다. 지난해 말 이 회사가 한국 진출을 예고한 이후로는 “열기만 하면 ‘오픈런’ 하겠다” “K-감성으로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류의 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텐퍼센트 커피’를 유사 브랜드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부산에 본점을 둔 이 브랜드가 ‘상위 10%의 스페셜티 원두’를 쓴다는 의미로 ‘%’ 로고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퍼센트 아라비카가 주목한 건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한국 커피 시장이 매출 기준 2019년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당초 국내에선 신사동 가로수길과 광화문 등이 퍼센트 아라비카의 1호 매장 부지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6개의 대형 커피 브랜드가 밀집한 삼성동 스타필드에 자리를 잡게 됐다. 스타벅스와 나란히 모객 경쟁을 하게 된 것이다.
시장에선 국내 입점 후에도 자체 브랜드의 특성을 살리느냐 여부를 성공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이는 대표 메뉴인 아이스 카페라떼 고유의 고소한 풍미와 일본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살릴 전략 유무와도 맞닿아 있다. 여행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교토 현지 매장의 분위기와 라떼 맛으로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다.
판매 중인 메뉴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와 카페라떼, 아메리카노, 교토 라떼, 스페니쉬 라떼, 다크라떼, 말차라떼, 드립 커피와 레몬에이드 정도다. ‘커스텀 메뉴’ 최강자인 스타벅스에 비해 음료 수가 적다. 그만큼 대표 메뉴의 특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미국 유명 브랜드 블루보틀의 경우, 2019년 성수동에 1호점을 낸 이후 ‘맛의 차별성을 잃었다’는 평을 받았다. 스타벅스 역시 이마트의 지분 인수로 자회사가 된 이후로 커피 맛, 굿즈, 한글 카피까지 일제히 논란이 됐었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유명 커피 브랜드들이 국내 진출 후 부정적인 의미의 ‘현지화’로 저평가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 브랜드만의 특색을 담으면서도 시그니처 메뉴로 국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전략을 어떻게 펼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