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남 담서원 오리온 수석부장이 올 연말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할지 유통업계가 7일 주목하고 있다.
담 회장은 중국 등에 진출하며 오리온을 글로벌 제과업체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담 부장은 부친이 일군 사업을 물려받아 제과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 한편 신사업을 발굴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리온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양구 회장이 풍국제과를 인수하고 1956년 동양제과를 설립하며 시작했다. 담 회장은 화교 3세로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하고 1980년부터 동양시멘트에서 근무했다.
이 회장의 둘째 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과 결혼하며 오리온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오리온이 2001년 동양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며 회장에 취임했다.
1989년생인 담 부장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다 작년 7월 오리온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했다. 경영지원팀은 국내외 법인의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오리온의 핵심 부서다.
담 부장은 오리온에서 물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오리온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지난 4월 인공지능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할 때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온은 물류에 대한 모든 것을 연결하는 카카오 아이 라스(Kakao i LaaS)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대리점과 영업소에 제때 공급되도록 하고 있다. 물류 창고와 영업 차량 운용을 체계화해 효율을 높이고 고객 중심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그동안 연말마다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담 부장이 경영 수업을 받으며 능력을 입증한 뒤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유통 업계에서 나온다.
담 부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오리온홀딩스(001800) 지분 1.22%와 오리온(271560) 지분 1.23%를 갖고 있다. 담 회장의 장녀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도 오리온홀딩스(1.22%)와 오리온(0.6%)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 지분 37.37%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오리온이 코로나와 고(高)물가를 극복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승계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오리온은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 1조2805억원, 영업이익 1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26% 늘었다.
한국(14%), 중국(9%), 베트남(34%), 러시아(56%) 등 모든 법인의 매출이 성장했다. 신제품 영업과 비용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로 하반기에는 원가 관리와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출신으로 월마트 인수 등에 참여한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중심의 후계 체제를 만드는 작업에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 부회장은 2014년 오리온에 합류해 현재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 부장은 현재 경영지원팀에서 실무 업무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