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이사진 규모를 대폭 감축하는 이사회 재편을 진행했다.

올해 초 경영권을 두고 재점화한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간 '남매 갈등'이 구 부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된 가운데 추가 경영권 위협 원천 차단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달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해 총 25명이었던 이사회 규모를 14명으로 44%(11명) 줄였다.

아워홈 관계자는 "이사진 임기 만료 및 사임이 진행됐다"면서 "신규 선임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이사회 구성이 일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사내이사였던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진, 사내이사 수가 기존 7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구 전 부회장과 구 이사는 아워홈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장녀로 지난 6월 말 임시 주주총회서 사내이사 재선임을 요구했지만, 불발됐다.

특히 이사회 내 기타비상무이사 수가 18명에서 9명으로 대거 줄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기업의 상시적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의사 결정 권한을 지녔다.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내 심보윤 이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난 것 외에도 8명의 이사가 임기를 남겨둔 채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 부회장이 이사 사임 후 선임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믿을맨' 중심 이사회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은현

지난 6월 말 임시 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의 신규 이사 48명 재선임을 통한 경영 재복귀를 막았지만, 지분 매각이란 경영권 위협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복운전·횡령 등으로 해임됐던 구 전 부회장은 "정상적인 경영과 가족 화목을 위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는 구미현 이사가 동참하기도 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이사 지분을 합하면 58.62%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재계에선 이번 아워홈의 이사회 재편이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이사의 지분 동반 매각을 막기 위한 구 부회장의 결단으로 보고 있다.

아워홈은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서 '주주가 보유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반드시 사전 이사회의 승인을 득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워홈 지분은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이사, 구명진 이사, 구지은 부회장 등 4남매가 전체 지분의 99%가량을 갖고 있지만, 지분 매각의 경우 주주 합의가 아닌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식양도 승인의 경우 전체 이사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규정돼 있다.

시장에선 아워홈의 이번 이사진 재편으로 '구지은 체제'가 완전히 굳혀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워홈 이사회 내 구 전 부회장의 사람은 구재모 사내이사 한명에 그쳐서다.

구재모 이사는 구 전 부회장의 아들로 2020년 사내이사에 올랐다. 내년 말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한편 구지은 부회장은 올해 매출 2조원을 목표로 유럽 진출 등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달 직원 임금 평균 6% 인상도 결정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성과에 대한 최고 보상을 해주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강한 1등 아워홈으로 올라서자"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