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000080) 본사 불법 점거를 8일째 이어가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가 오는 24일부터 로비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에서 고공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23일 화물연대는 이메일 브리핑을 통해 “오는 24일 오전 10시부로 진행 중인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고공농성은 이어가되 하이트진로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한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의 이러한 결정은 이날 오전 재개된 교섭에서 하이트진로 측이 참관인 자격으로 위탁물류 운송사인 수양물류와 파업 중인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과의 교섭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이뤄졌다.

수양물류 측은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재개된 교섭에서 당사는 내일 협상부터 수양물류 대표이사가 직접 교섭 당사자로 참가하고, 하이트진로 본사 물류팀장이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임을 화물연대 측에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양물류의 적극적이고 빠른 의사결정과 함께 하이트진로 역시 원만한 소통을 위해 결정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본사 점거 이후 조합원들은 거의 매일 사측과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사측에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 철회, 해고자 복직,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며 하이트진로가 대화에 나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하이트진로는 계약의 당사자는 수양물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는 이날 브리핑에서도 “손배가압류 철회와 해고자 복직의 약속만 이뤄지면 그 외 사항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조정 가능하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으나 수양물류 측은 이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진짜 사장 하이트진로의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가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지난 3월 말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