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도입과 배양육 산업 육성을 위해 식품원료 인정 대상 확대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식품 분야 규제혁신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양범수 기자

식약처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식품 분야 규제혁신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식품 분야 주요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혁신 과제에는 ▲신산업 지원 ▲민생불편·부담 개선 ▲국제조화 ▲절차적 규제 개선 등 4개 분에서 20개가 선정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식약처 관계자 외에도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장승훈 CJ웰케어 대표, 김진흥 풀무원식품 대표, 김석진 헥토 헬스케어 대표와 소비자 단체, 학계 등 3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맞춤형 건기식과 배양육 등이 포함된 신산업 지원 항목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식약처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건기식 소분업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건기식은 완제품의 소분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이에따라 개인의 생활습관·건강상태 등에 따라 건기식을 다양하게 조합한 맞춤형 제품을 판매할 수 없는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2020년 5월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추진하고 있고, 상담을 통해 건기식을 추천하고 맞춤형 건기식 소분, 조합과 안전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건강상담관리사 제도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업계는 식약처의 이같은 계획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건기식 업체 대표는 "그동안 맞춤형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많았다"면서 "이제 건기식은 대량 생산보다는 다품종 생산이 중요한 시점이다. 식약처가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시행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6년 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A.T Kearney가 발표한 미래 육류시장 예측 보고서 요약 자료. /BRIC View 리포트 캡처.

식약처는 배양육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혁신 방안도 밝혔다. 세포 배양 등 신기술을 적용한 신소재도 식품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기준·규격 인정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식품원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시적 기준·규격을 인정받아야 했지만, 그 대상이 농·축·수산물과 식품첨가물 등으로 한정돼 있어 신소재가 식품원료로 인정받는데 제약이 있었다.

배양육은 흔히 '콩고기'로 대표되는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생명공학 기술로 소나 돼지로부터 줄기세포를 채취해 배양시킨 뒤 식품 조미소재 등을 조합해 만드는 인공고기다. 대체육에 포함되는 개념이지만, 아직 관련 부처에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는 못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배양육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배양육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알레프 팜스', 싱가포르 '시오크미트' 등에 투자했고, 배양육 양산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양 배지용 핵심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풀무원은 2018년 미국 수산배양육 개발 기업 블루날루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수산 배양육 진출에 나섰다. 풀무원은 2024년 수산 배양 참치 제품의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대상(001680)도 지난해 6월 동물세포 배양 배지 기업인 엑셀세라퓨틱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지난해 8월 배양육 및 배양 배지 소재기업 스페이스에프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대상은 2025년 배양 공정을 확립해 제품화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 A.T 커니에 따르면 배양육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1200억달러(약 157조 5600억원), 2040년에는 1800억달러(236조3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2040년에는 배양육이 기존 세계 육류 시장의 35%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식약처는 이날 ▲쿠키 등 다양한 형태의 환자용 영양조제식 허용 ▲냉동식품 소분을 위한 해동 및 재냉동 허용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의 범위 확대 ▲냉동육 해동 공급 업종 확대 ▲냉동식품에 대한 해동 유통 허용 확대 ▲식육판매업 영업신고 예외대상 확대 ▲집단급식소 보존식 보관 대상 개선 등의 규제 혁신 검토 과제도 발표했다.

또 ▲위생용품 한시적 기준·규격 인정제도 도입 ▲식품 표시사항 QR코드 제공 확대 ▲계획수입 신속통관제도 확대 ▲수입 영업자 행정제재 범위 합리적 조정 검토 ▲수입식품 안전관리 업무 민간이양 확대 ▲식품 원재료의 무첨가 표시 허용 ▲국내 시험·검사기관 지정 유효기간 연장 ▲건기식 GMP 운영 우수업체 차등관리제 ▲동일사·동일수입식품의 분류 요건 개선 ▲식품유형 정비 등도 발표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내 식품산업이 활성화되고 더 나아가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으려면 정부가 규제를 혁신해 국민안전 뿐 아니라 식품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규제 토론회는 이제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양방향 소통하는 식약처가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