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남부 40여Km에 있는 광활한 평야에서 파종된 밀이 자라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상 기후로 식품 원재료 값이 오르며 국내 식품 기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스타벅스는 딸기 음료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수급 문제로 판매를 중단했고 아이스크림과 과자에 들어가던 해바라기유는 채종유(카놀라유)로 변경됐는데요. 체다치즈는 원산지가 뉴질랜드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습니다.

스타벅스가 지난달 출시한 딸기 아사이 레모네이드 리프레셔는 며칠 만에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딸기, 아사이베리, 레모네이드가 들어간 청량 음료로 여름철 갈증 해소를 위해 찾는 고객이 많은 음료였죠.

미국 스타벅스에서 인기를 끌자 국내에도 선보였는데 출시 직후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매장에는 현재 국산 딸기로 만든 딜라이트 요거트 블렌디드와 병 음료만 판매되고 있죠.

미국, 멕시코, 칠레 등에서 딸기를 수입해 만들던 음료인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잠시 판매를 중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인데요.

/스타벅스

딸기는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데 해당 지역은 때이른 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한 곳이죠. 스타벅스는 리투아니아에서 딸기를 들여온 뒤 다시 매장에서 선보일 계획입니다.

해당 음료는 원래 여름에만 판매하려고 했으나 상시 판매로 바꾸면서 딸기를 바꾸기로 했다고 전해집니다. 처음 선보인 딸기 음료 색상이 예상보다 붉지 않자 먹음직스러운 식감을 내기 위해 다른 원산지에서 딸기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 측은 "원부자재 점검 차원"이라며 "안정적인 공급과 최상의 품질로 다시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아이스크림과 과자도 원산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유 공급의 75%를 차지하는데요. 러시아의 침공으로 해바라기유가 바닥났고 덩달아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에서 생산하는 해바라기유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빙그레(005180)는 최근 엔초 초콜릿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던 우크라이나, 스페인 해바라기유를 호주 채종유로 변경했는데요.

크라운해태도 콘칲, 카라멜땅콩 등에 들어가던 우크라이나산 해바라기유를 채종유로 바꿨죠. 해당 회사들은 "전쟁으로 수급이 불안정해 원료를 변경했다"는 입장입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칠성사이다 원료 중 기타 과당을 빼기로 결정했습니다. 기타 과당은 옥수수로 만드는데 우크라이나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원료 배합 비율을 변경한 것입니다.

매일유업(267980)은 뉴질랜드산 체다 치즈를 미국산으로 바꿨는데요. 가뭄으로 뉴질랜드 원유 생산이 줄어 치즈 공급이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포장지를 교체하지 않아도 다른 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식약처 측은 "표시 변경 작업으로 인한 생산, 유통 차질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글로벌 식량 안보 전쟁에서 우리 기업이 발 빠르게 대처해 고(高)물가 시대에 살아남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