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생긴 샴페인 와이너리(양조장) '봉발레'는 설립 9년 차인 2020년 전 세계 와인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대통령궁을 호위하는 근위대가 2년 전 공식 샴페인에 '봉발레 브뤼'를 올리면서다. 봉발레 브뤼는 봉발레가 2014년 선보인 고작 6년 역사의 샴페인이었다.

샴페인 '봉발레 브뤼'. /배동주 기자

봉발레 브뤼는 프랑스 정부가 근위대 공식 샴페인 선정을 두고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수백 년 역사를 지닌 프랑스 샴페인 명가의 샴페인을 모두 눌렀다. '나폴레옹의 와인'으로 알려진 샴페인 '모엣&샹동', 250년 역사의 '뵈브 클리코' 등이 테스트에 포함됐지만 밀려났다.

프랑스 근위대의 샴페인이 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프랑스 혁명전쟁을 승리로 이끈 황제 나폴레옹의 샴페인 사랑을 기리는 의미기 때문이다. "승리하면 샴페인을 마실 자격이 있고, 패배하면 필요해진다"는 말은 유명하다. 그만큼 품질과 맛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봉발레를 만든 기욤 봉발레의 샴페인 사랑이 봉발레 브뤼를 일약 최고의 샴페인 자리에 올렸다. "내 이름을 건 샴페인 하우스를 세우겠다"는 꿈을 품고 파리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그는 샹파뉴로 돌아와 '테탱제', '로랑 페리에' 등 유명 샴페인 와이너리에서 양조법을 익혔다.

샴페인은 기포를 가진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일반 스파클링 와인과는 완전히 구분된다. 무엇보다 생산이 까다롭다. 프랑스 상파뉴 지역명을 그대로 따 스파클링 와인 내 샴페인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든 만큼 상파뉴에서 제조해야 하고, 상파뉴에서 생산한 포도만을 써야 한다.

포도는 고급 화이트 와인의 대명사로도 쓰이는 '샤르도네'(포도 품종)를 손으로 따 쓰고, 여기에 재배가 어렵기로 유명한 '피노누아'를 섞는다. 여기에 더해 병입 후 발효하는 전통 방식을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탄산이 생기는데, '15개월 이상 숙성'이 샴페인 협회의 규정이다.

샴페인 와이너리 봉발레를 설립한 기욤 봉발레. /봉발레 홈페이지

봉발레는 역사는 짧지만, 그 어떤 샴페인 명가보다 샴페인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와이너리로 꼽힌다.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만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첫 번째 압착으로 얻은 가장 좋은 포도즙인 '퀴베(Cuvee)'만을 쓴다. 그리고 설탕 첨가량을 줄여 최대한 원액의 맛을 살린다.

여기에 봉발레는 샤르도네 퀴베에 한해 2차 발효인 젖산 발효를 진행한다. 비교적 서늘한 기후인 상파뉴 지역에서 자란 샤르도네가 갖는 거친 맛을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 고급 샴페인은 이 발효를 진행한다. 이후 화사한 맛이 특징인 피노누아 70%와 더해 병입 숙성한다.

봉발레 브뤼는 한눈에 짙은 황금색, 끊임없는 기포로 갈음되는 샴페인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줬다. 첫 맛은 기포에 따른 청량감이 이후에는 청사과향과 빵 반죽에서 나는 효모향이 옅게 따라왔다. 산도가 좋아 맵고 짠 음식이 많은 우리나라 밥상 음식에도 고루 어울렸다.

봉발레 샴페인은 프랑스 근위대를 넘어 벨기에 왕궁에도 납품되고 있다.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인기를 끌며 와인 애플리케이션 비비노에서 4.3점(4.5점 만점)의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6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와인 매장 기준 판매 가격은 10만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