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의 주류유통 전문기업 신세계L&B가 ‘메이드 인 코리아 위스키’ 생산 검토를 마치고, 본격적인 K위스키 개발에 나섰다.

국내 양조증류 전문가가 포진한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연구단과 최근 이른바 ‘K위스키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L&B CI.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지난 4월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연구단과 ‘K위스키 개발 및 디스틸러리(양조장)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한국식품연구원과 ‘위스키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가 이를 공동 개발 프로젝트로 확장한 것이다.

프로젝트 팀은 10명으로 구성됐다. 신세계L&B가 K위스키 개발 방향을 정하고 한국식품연구원이 개발 실무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신세계L&B는 이상호 지원담당 상무를 축으로 K위스키 생산 방식, 설비 구매 등을 담당할 사내 태스크포스(TF)팀도 신설했다.

신세계L&B의 K위스키 개발은 김태완 박사가 주도한다. 한국식품연구원 책임 연구원인 김 박사는 영국 스코틀랜드 헤리엇와트대에서 양조증류학 박사를 마친 국내 최고의 위스키 전문가로 통한다. 한국인 최초로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연구소에서도 근무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한국식품연구원이 K위스키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한국식품연구원은 식품과 관련한 연구시설과 데이터베이스를 구비한 공공기관으로, 증류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은현

신세계L&B는 우선 국산 참나무를 이용한 ‘진짜’ K위스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 핵심 과제에 국산 ‘오크’(떡갈나무, 졸참나무류의 총칭) 목통 제조를 올렸다. 수입산 오크통을 이용한 위스키가 일부 출시됐지만, 국내에서 자란 참나무를 이용한 사례는 없었다.

신세계L&B는 국산 참나무가 내는 코코넛향, 장미향, 바닐라향을 바탕으로 국산 위스키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토종 균주를 활용한 위스키 숙성 방식 개발, 양조증류 설비 구축 등을 한국식품연구원과의 K위스키 개발 프로젝트 과제에 올렸다.

신세계L&B가 K위스키 개발에 나선 이유는 앞으로 국내 위스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위스키 시장은 2016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을 거치면서 급격히 쪼그라들었지만, 최근 젊은층이 위스키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반등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위스키 수입량은 1만 5661t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으나 수입액 1억7534만 달러로 오히려 32.4% 늘었다. 고가인 싱글몰트 위스키나 버번 위스키 등의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1분기엔 5219만 달러로 전년 대비 61.7% 가량 증가했다.

‘푸른밤 소주’ 판매 중단으로 가동을 멈춘 제주 소주공장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증류·숙성하는 위스키는 원료가 다를 뿐 소주의 제조 방식과 유사하다. 롯데주류 백화수복의 전신인 백화양조는 군산의 소주 공장을 개조해 위스키 원액을 제조하기도 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와인 수입사 1위에 그치지 않고 위스키 생산 등을 통한 종합주류유통 전문기업으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번 K위스키 개발 공동 연구 시작과 동시에 내부 TF팀 등으로의 위스키 전문 인력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