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005300)음료의 위스키 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에 빠졌다. 제주 서귀포에 위스키 증류소를 직접 짓고 이른바 'K위스키'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관련 인허가가 폐수 배출 등 환경오염 문제에 막혀 표류하고 있어서다.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을 택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사옥 전경. /롯데칠성음료 제공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제주공장에 대해 진행한 '기타 증류주 및 합성주 제조업' 추가 신청이 지난 13일 반려됐다. 지난 5월 말 제주도 서귀포시로 위스키 증류소 사업 추진 계획, 공장 소유권 입증 서류 등을 제출한 지 1개월 만이다.

제주 서귀포시청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제주공장 부지 내에 있는 창고 시설에 대해 신청한 증류주 제조업 업종 추가를 두고 사업 계획 추가 제출을 요청한 상태"이라면서 "현재 해당 공장은 기타 과실 채소 가공 및 저장 처리업과 배합 사료 제조업 등 허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공장은 롯데칠성음료가 제주 감귤을 이용한 주스 등 생산을 위해 2002년 9월 준공했다. 1만799㎡(약 3300평) 부지에서 감귤을 직접 수매해 '제주사랑 감귤사랑' 음료를 만들어 왔다. 롯데칠성음료는 여기에 증류주 제조업 업종을 추가해 K위스키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업종 추가에 따른 제주 지역 환경오염 우려가 증류주 제조업 추가 반려로 이어졌다. 특히 제주도 내 하수처리 등을 담당하는 상하수도본부가 기존 음료 생산 공장에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를 추가할 경우 폐수 배출량이 늘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일단 불가' 입장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 제주공장은 1일 폐수 배출량이 200t 이상 700t 미만이어야 하는 3종 사업장"이라면서 "위스키 증류소를 차릴 경우 폐수 배출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롯데칠성음료에서 신청한 공장 소재지 일부는 해안길 근처로 공장 설립 제한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도 생활환경과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제주공장은 일 평균 최대 500t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신고됐다. 지난해에만 전체 용량의 40% 수준인 202t을 배출했다. 2020년 폐수 배출량은 281t이었다. 2019년에는 배출 허용치의 61%를 넘는 307t을 배출하기도 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13일 롯데칠성음료로 위스키 증류소 설립 사업 계획 조정 및 계획서 추가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폐수배출량이 얼마이고 위스키를 얼마나 생산해 어느 정도의 폐수를 배출할 예정인지에 대한 내용을 다시 산출해 제출하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다른 지역을 택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주공장 내 일부 시설에 대한 증류주 제조업 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물환경보전법 등 현행법에 따라 폐수 배출량 상향 조정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위스키 생산량을 허용치 이상으로 늘릴 수 없는 셈이다.

물환경보전법은 제32조 산업폐수의 배출허용 기준에서 기존 시설의 폐수 배출량 상향 조정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지자체 특별조례(제주특별자치도 대기·수질·오수 및 폐기물 관리에 관한 조례)를 통해 부지 내 기존 시설에 대해서만 업종 추가를 허용하고 있다.

위스키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가 예정대로 제주공장에서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서는 폐수 처리 가능 총량인 500t 안에서 감귤 주스도 만들고 위스키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위스키는 1ℓ 생산에 폐수 20ℓ를 배출하는 폐수 고배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칠성음료도 한 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위스키 증류소 출신의 직원을 영입하는 등 위스키 사업 경력직 채용을 마치고 제주 서귀포시 제주공장으로의 증류소 설립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최근 대안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국산 위스키 생산을 신사업으로 정하고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입지 후보를 받은 결과 나온 게 제주도인데 따른 추진이었다"면서 "제주 지역을 우선 검토하고 인허가 절차에 돌입한 것은 맞지만, 제주 서귀포 지역을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