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브랜디를 섞은 주정강화 와인은 포르투갈산을 첫손에 꼽는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에 관계없이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를 처음 섞은 곳이 포르투갈 북부에 있는 '오포르토'라는 항구(Port)였다. 주정강화 와인을 포트(Port) 와인으로 통칭해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트와인은 '창조적 불편'의 대명사다. 포르투갈에서 영국으로 보내는 와인이 자꾸만 상하자 브랜디를 섞었다. 도수를 높이면 상하지 않을 거란 기대에서였다. 그래도 변질되자 포도즙의 당분이 알코올로 변하기 전에 브랜디를 넣었다. 달고 진한 포트 와인의 탄생이었다.
포르투갈 남부 세투발 지역의 주정강화 와인인 '프리바다 모스카텔 드 세투발 알마냑'(이하 세투발 알마냑)은 포르투갈 안에서도 가장 좋은 주정강화 와인으로 통한다. 180년 역사의 와이너리 호세 마리아 다 폰세카(이하 폰세카)가 프랑스 알마냑 지방의 브랜디를 가져와 섞는다.
와인을 만드는 주품종은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다. 와이너리가 소유한 포도원에서 직접 기른 포도를 알이 상하지 않게 손으로 수확한다. 이후 머스캣을 발효하다 3개월째 77% 알코올의 증류주를 부어 잔당을 남기고 주정을 강화한다. 여기에 20년을 더 숙성시켜 출시한다.
20년 숙성은 19세기 포르투갈을 떠난 배가 적도를 돌아오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과거 신대륙으로 판매를 위해 배 밑창에 오크통째 실렸던 세투발이 다 팔리지 못한 채 20년 지나 돌아오면 그 맛이 더 좋아진 게 계기가 됐다. 20년 숙성 후 병숙성은 하지 않는다.
폰세카는 일부 세투발 알마냑을 따로 빼 여전히 배에 싣고 있다. 포르투갈 해군 함정이 1년간 여정으로 출항할 때를 이용한다, 이후 와이너리에서 재차 숙성해 '토르나 비아젬'이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토르나 비아젬은 '세계를 한 바퀴 돌고 온 와인'이라는 뜻을 지녔다.
17.2도의 단맛이 진한 세투발 알마냑은 디저트 와인으로 인기가 높지만, 식전주로 즐겨도 좋다. 달콤한 맛과 함께 상큼한 신맛이 입맛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식전주로 마실 때는 10℃ 정도로 차게, 디저트로 즐긴다면 16℃ 정도로 온도를 약간 높이면 더욱 맛있다.
디저트로 즐길 때는 견과류, 곶감, 짭짤한 치즈, 다크초콜릿, 케이크 등과 궁합이 잘 맞는다. "호박빛 루비색에 오렌지·꿀·시나몬·배·귤·라임향이 매혹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22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주정강화 와인 부문 '베스트 오브 2022′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