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CI. /동원산업 제공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이자 핵심 사업 계열사인 동원산업(006040)의 합병을 두고 시장 반발이 커지고 있다.

상장사인 동원산업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해 동원그룹 오너일가의 배만 불리는 합병안이라는 것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포럼)은 20일 ‘동원산업 합병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번 합병은 동원산업과 일반 주주들의 가치를 침탈하는 것”이라며 “명백히 불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한다는 합병신고서를 제출했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비율은 1대 3.838553으로 산정됐다.

포럼에 따르면 동원엔터프라이즈 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종속기업 동원시스템즈 주가가 순자산이나 순이익에 견줘 현저하게 고평가됐다.

이에 비해 동원산업은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 동원산업은 재무제표상에 스타키스트의 가치를 2008년 인수 당시 장부가인 1648억원으로 기재,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포럼은 “이번 합병은 상장사 간의 합병 시 (상대 회사) 주가가 저평가된 정도에 따라 합병비율이 결정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동원산업은 불공정한 합병 추진을 중단하고 일반주주와 상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합병 때) 시가가 자산 가치보다 낮으면 자산 가치로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불공정한 합병을 강행하면 참치 불매 운동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