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위스키 브랜드 윈저 매각을 추진하는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해 6월에 이어 또다시 희망퇴직을 받는다.
한때 5000억원 넘는 연매출이 1933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속에서 꺼낸 주력 사업부 매각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15일 사내 내부망에 오는 2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공문을 배포했다. 지난해 6월 1일부터 디아지오코리아에 근무한 1년차 이상 정규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올렸다. 최종 근무일은 5월 31일까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희망퇴직자에게 최대 14개월치 월급 수준 위로금과 퇴직금을 각각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6월에도 입사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당시에는 20개월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다만 신설법인으로 이동하는 일부 직원은 희망퇴직 대상자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수입 위스키 조니 워커 등 일부 브랜드와 흑맥주 기네스 등을 판매하는 사업부는 신설법인으로 따로 떼 계속 사업을 영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법인에 소속된 직원은 윈저 브랜드 매각이 마무리될 경우 경영진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른 기회를 희망하는 직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발적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디아지오코리아가 윈저 브랜드 매각 협상 마무리를 앞두고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국내 PEF 운용사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메티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지난해 12월 시작, 오는 7월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이사이드PE는 윈저 브랜드 인수 대금 조성도 마쳤다. 지적 재산권 전문업체인 WI가 베이사이드PE가 윈저 브랜드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하일랜드에쿼티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디아지오코리아 내부에서는 매각 후 조직 개편 및 구조조정 재시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윈저 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은 국내 시장에서 매출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호황기를 누리며 국내 대표 위스키 업체로 올라섰다. 당시 연평균 매출은 4000억~5000억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유흥주점 소비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특히 윈저의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은 1933억원에 머물렀다.
김민수 디아지오코리아 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2009년과 2014년, 2018년에도 희망퇴직을 진행했다"면서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해 6월 희망퇴직을 진행한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추진되는 것인 만큼 내부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디아지오코리아의 인력 조정 및 사업부 철수가 위스키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맥캘란'을 수입 및 유통했던 에드링턴코리아는 2019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