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신세계가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유명 와이너리인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한 데 이어 롯데도 해외 와이너리 인수 작업을 본격화했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최근 양조장을 매각할 의사가 있는 복수의 와이너리 업체로부터 인수 제안서를 받고, 현지 실사를 진행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2월 발간한 2021년 4분기 IR보고서에서 와이너리 인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맥주, 청주·주정 공장 외에 증류소와 와이너리를 추가해 주류 생산 및 공급망 관리를 최적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롯데칠성은 당초 국내에 와이너리를 짓는 방향을 모색했지만, 국내 재배 포도 품종과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 해외 와이너리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명 와인 브랜드를 보유한 와이너리를 인수할 것인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에 최적화된 PB 전문 와이너리를 인수할 것인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와이너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수 대상과 규모 등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전경. / 쉐이퍼 빈야드 제공

신세계(004170)에 이어 롯데까지 와이너리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내 와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와인 사업 직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5981만달러로 전년 대비 70% 가량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홈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와인사업이 수혜를 입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와인의 가격대도 오르는 등 와인 시장의 성장성을 주요 유통기업들이 눈여겨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부동산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쉐이퍼 빈야드와 관련 부동산을 3000억원에 인수했다. 쉐이퍼 빈야드는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컬트 와이너리 중 하나다.

업계에선 유통 라이벌인 롯데까지 와이너리 인수에 나서면서 국내 와인 시장에 대한 유통 대기업의 지배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하면서 기존 수입사였던 나라셀라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유통 대기업이 와인을 직접 생산한 뒤 국내에 유통하기 시작하면 수입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와인시장의 판도가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