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한국의 조지 소로스’로 불리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카페 노티드 등을 운영하는 GFFG에 42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 회장은 카카오게임즈·셀트리온 등 굵직한 기업에 투자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는 이례적으로 GFFG가 카페 노티드를 설립할 당시 초기부터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엔젤 투자(창업 초기 투자)에 나섰다. 작년 기준 GFFG 지분을 최소 20%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이 운영하는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작년 말 장기 대여금(貸與金) 명목으로 GFFG 측에 42억원을 빌려줬다가 20억원을 회수했다. 이율 4.6%에 대여 기간은 작년 12월부터 오는 2023년 6월까지다. GFFG 측은 “단순 대출”이라고 했다.

GFFG는 해외에서 16년간 유학한 이준범 대표가 차린 외식 업체다. 2014년 다운타우너(버거)의 전신인 5BEY를 시작으로 외식업에 뛰어든 이 대표는 2015년 리틀넥(캐주얼다이닝), 2016년 다운타우너, 2017년 노티드(도넛), 2019년 호족반(한식), 2020년 클랩피자(피자), 작년 웍셔너리(미국풍 중식) 등을 압구정에서 선보였다. 올해 키마스시(일식), 애니오케이션(와인) 등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유명세를 타며 ‘핫플’로 떠올랐다. 유통업계에선 “GFFG가 압구정 상권을 살린 1등 공신”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이 회사는 창업 4년만인 지난해 매출 약 7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300억원이다. GFFG는 노티드에서 스마일 등 캐릭터 인형, 달력, 잠옷, 가방 장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외식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선보인 뒤 기업 가치를 높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목표다. GFFG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했다.

1948년생인 이 회장은 연극배우 겸 연출가인 고(故) 이해랑 선생의 둘째 아들로 이방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형이고 이석주 화가가 동생이다. 1975년 조선무역을 세우고 껴안으면 심장이 뛰는 곰인형을 선보이며 종잣돈을 모았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 때 지역유선방송(SO)을 헐값에 사들여 케이블 업체 씨앤엠(C&M)을 세운 뒤 2008년 씨앤엠을 호주 금융회사 멕쿼리 등에 1조45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삼성생명·현대홈쇼핑·레고켐바이오·메디포스트 등 성장성 높은 기업과 해외 유전에 투자하며 ‘투자의 귀재’로 불렸다.

이 회장의 사위인 이승용 대표가 운영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도 왓챠·두나무·브랜디·스타일쉐어·정육각·직방·번개장터 등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 회장의 개인 투자 회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지분 33.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