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는 '골프장 합병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중단했다'고 하고, 다른 임원은 '하지 않은 건데 뭐가 문제냐'라고 한다. 추진하다 철회한 골프장 합병에 대해 사조산업 경영진의 정확한 입장을 밝혀달라." (강원모 사조산업 소액주주)

"이해 상충이다. 주진우 회장의 아들인 주지홍 부회장의 개인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가 누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분노하는 이유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

24일 서울 서소문로 한화손해보험빌딩에서 열린 사조산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송종국(왼쪽)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대표가 주주발언을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24일 서울 서소문로 한화손해보험빌딩에서 열린 사조산업(007160)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소극적인 회사 경영진을 비판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했다.

소액주주연대는 구체적으로 배당금 증액과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송 대표는 "회사와 관계 없는 투명한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좋은 사람을 뽑아달라"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상당히 늘었는데, 배당금도 너무 적게 책정됐다"고 했다.

'주식농부'라는 별명을 가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대리인을 통해 "지금은 고객이 주주가 되고, 주주가 고객이 되는 시대다. B2C 기업인 사조산업은 고객과 주주의 관계를 선순환 구조로 만들면 더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면서 "남양유업 등 대주주의 이익만 쫓던 회사가 어떻게 됐는지 잘 알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배당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면서도 "유가 급등과 러시아 사태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배당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 사업의 상당 부분이 러시아와 관여돼 있다"면서 "4월부터는 러시아산 명태를 들여와야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소액주주들은 이날 주총에서 경영진이 책정한 '배당금 300원'이 너무 적다며 '배당금 1500원'을 주주제안했다. 배당금 규모에 대해선 표결이 진행됐고, 애초 경영진이 제안한 '300원 배당'으로 표결을 통해 결정됐다.

이사진의 보수 총액 한도를 10억원에서 12억원으로 20% 증액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주주들을 위해 일하고 주가를 배양하는 등 성과를 내서 많은 임금을 수령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소액주주들은 "이사진의 임금이 적게 책정됐다는 점은 동의한다"며 표결까지 진행하진 않았다.

이날 주총에선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직원의 자금 횡령을 막기 위해 어떤 대책을 강고하고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와 관련, 임태기 사조산업 경영관리실장(상무)은 "은행으로부터 매일 아침마다 저와 자금팀장, 회계 담당 여직원에게 현금 잔고 내역 알림이 온다"며 "비정기적으로 각 계열사에 대한 자금 관리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방향으로 회사를 바꾸어 나가고 있다 생각한다"면서 "최근 중시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해서도 투자를 늘리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