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외식 기업들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통한 배달 수요 직접 대응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배달이 음식점 이용의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체 앱 이용 시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할인행사)을 펼치며 유입 고객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들의 구매 데이터를 확보해 서비스 개선 등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앱이 프로모션에 따른 반짝 흥행에만 그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J푸드빌 외식 브랜드 통합 앱 '셰프고'. /CJ푸드빌 제공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빕스,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계절밥상 등 자사 외식 브랜드의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자체 앱 '셰프고(CHEF GO)'를 출시했다. 지난해 5월 개설한 배달 주문 웹페이지를 앱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선 CJ푸드빌의 셰프고 출시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외식 시장 불황 등으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낸 CJ푸드빌은 외식 부문을 꾸준히 축소해 왔다. 2015년 100개 매장을 목전에 뒀던 빕스의 경우 현재 30개로 축소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2020년 배달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를 출범하고, 배달 전용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성과가 나왔다"면서 "배달 전용 매장을 선보여 셰프고를 통한 배달 수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031440)는 버거 전문점 '노브랜드 버거'의 자체 앱을 선보였다. 근처 노브랜드 매장으로 사전 주문(매장 식사 또는 포장)과 배달 주문 기능을 모두 담은 게 특징이다. 또 자주 먹는 메뉴를 등록할 수 있는 맞춤 주문 기능도 포함했다.

SPC그룹은 외식 브랜드 통합 배달 앱 '해피오더'를 운영하고 있다. 해피오더에선 '갓 구운 빵' 배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외식 브랜드를 통합 앱 '롯데잇츠'로 배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외식 기업들이 자체 앱 출시에 나선 이유는 배달 시장의 빠른 성장 때문이다.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은 전체 시장의 절반 수준으로 몸집이 커졌다.

통계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58조4836억원으로 전년보다 35.3% 늘었다. 이중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5조6847억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48.2% 늘어난 수치로, 음·식료품(24조8568억원)보다 더 커졌다. 업계는 배달비 증가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고 있지만, '집콕' 일상화로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롯데리아 매장에서 배달 라이더가 배달 주문 상품을 수령하고 있다. /롯데GRS 제공

자체 앱을 통해 고객 구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과 제휴할 경우 배달 주문을 받을 수는 있지만, 고객의 성별과 연령, 주소, 판매 데이터, 주문 빈도 등은 알 수가 없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앱을 통해 제품이 판매되면 매출은 오를지언정 재주문율과 같은 각종 데이터를 모두 배달 앱이 가지게 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면서 "예컨대 외식 기업들은 고밀도 주거지에는 무엇이 많이 팔리는지 어떤 메뉴 구성이 좋은 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외식 기업들은 자체 앱의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첫 주문 고객 대상으로 2만 원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이용 횟수에 따라 최대 10만원 기프트카드도 제공한다.

SPC그룹은 한정판 굿즈를 자체 앱 해피오더를 통해서만 사전 예약받거나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롯데리아는 올 초 자체 앱 롯데잇츠에 차 안에서 미리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드라이빙 픽업' 기능을 도입했다.

일각에선 외식 기업이 선보인 자체 앱의 지속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프로모션을 지속할 수 없는 데다 자체 앱의 특성상 소비자의 선택 폭이 좁아서다. 기존 배달 앱을 통해 음식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외식 기업 자체 앱이 차별화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맹점주들이 배달 앱에서 나오는 것인데, 매출 하락 등을 고려하면 배달 앱을 떠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짝 흥행 후 잊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