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자재 유통 1위 CJ프레시웨이(051500)가 디지털 전환 전담 조직 규모를 키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소비 중심 이동이 기업 간 거래(B2B)에도 동일 적용되고 있어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현재 약 20명 수준인 디지털혁신담당 조직 규모를 오는 1분기 중 30여명으로 5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온라인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DT) 핵심 조직으로 디지털혁신담당을 출범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지난 10일부터 식자재 유통 서비스 분석 및 서비스 개발 컨설팅 인력은 물론 모바일·웹 개발 부문 인력 채용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SDS에서 김종호 디지털마케팅팀 수석을 디지털혁신담당 경영리더로 영입했다. 경영리더는 CJ그룹에서 상무급 임원이다.

CJ프레시웨이 CI. /CJ프레시웨이 제공

시장의 변화가 CJ프레시웨이의 디지털혁신담당 조직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온라인 식품 시장 거래액이 58조4836억원으로 전년보다 35.3% 증가한 가운데, 오프라인 비중이 높던 식당 등이 주요 고객인 B2B 식자재 유통 시장에도 온라인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KDFA)에 따르면 국내 식품 유통시장 규모는 약 205조원으로, 이 중 B2B 식자재 유통시장은 55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AT커니는 2020년 보고서에서 온라인 B2B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가 올해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식자재 유통은 전화로 식당 운영에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고 수기로 장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유지돼 왔지만, 최근 많은 거래가 온라인 주문으로 넘어갔다"면서 "CJ프레시웨이로써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음식점 식자재 배달 앱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점도 CJ프레시웨이의 디지털 전환을 부추겼다. 2017년 4월 배달의민족이 식자재 전문 쇼핑몰 '배민상회'를 출범했고, 쿠팡도 지난해 4월부터 사업자 대상 B2B 서비스인 '쿠팡이츠딜'을 운영하고 있다.

배달 앱은 편한 주문과 빠른 배송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배민상회는 지난해 말까지 약 8만 개에 달하는 가맹 음식점에 식자재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식자재는 물론 장사에 필요한 모든 부자재를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배송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 물류센터. /CJ프레시웨이 제공

CJ프레시웨이 디지털혁신담당은 우선 자사 B2B 거래 온라인 전용몰인 '온리원푸드넷'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주문, 반품, 결품 현황은 물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따라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인기 상품, 할인 상품 추천 등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 상태다.

온리원푸드넷 서비스를 향후 모바일 앱에 적용하는 계획도 세웠다. 또 수도권에 식자재 유통을 위한 자동화 허브센터를 구축하고 온리원푸드넷에서 모은 주문·배송 데이터 분석해 허브센터와 지역 거점센터 간 물류 배송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에서도 온라인 전환은 필수가 되고 있다"면서 "조직 확대를 통한 데이터 자산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구축, 고객 맞춤형 솔루션 개발 등 식자재 유통 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영업이익 3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식자재 유통 부문 매출액이 1조7646억원으로 약 11% 줄었으나 아동 및 고령층 식자재 시장 공략이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