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산 와인 ‘1865′를 수입·유통하는 금양인터내셔날이 와인 수입 1호 상장사에 도전한다. 2017년 중견 건설사인 카뮤이앤씨를 보유한 베이스그룹에 인수된 지 5년 만이다. 상장으로 들어온 자금을 신규사업 개발에 투입해 신세계L&B에 내준 1위 자리를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베이스그룹은 오는 하반기 금양인터내셔날 상장을 목표로 사전 작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9월 금양인터내셔날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그룹 내 케이터링 계열사 후니드를 참여시키며, 보유 지분율도 기존 79.34%에서 85%로 끌어올렸다.

그래픽=이은현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상장을 앞두고 그룹 차원에서 금양인터내셔날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기존 주주였던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포함해 소액주주 지분을 지난해 12월 모두 매입, 사실상 100% 가까이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와인 수입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가 금양인터내셔날의 상장 추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옛 해태산업의 수입주류전문 자회사로 1989년 설립됐다. 칠레산 와인 1865를 앞세워 매출 기준 시장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신세계L&B에 완전히 밀려났다.

베이스그룹이 금양인터내셔날을 인수한 2017년 신세계(004170)그룹의 와인 수입 계열사 신세계L&B가 백화점·대형마트 등 그룹 유통망 앞세워 시장 장악을 본격화했다. 결국 2017년 신세계L&B는 매출 665억원을 기록하며 금양인터내셔날의 매출(652억원)을 앞질렀다.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L&B가 그룹 유통망으로의 와인 유통에 이어 자체 와인 매장인 ‘와인앤모어’를 적극 출점하면서다. 작년말 기준 와인앤모어는 전국에 44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1년새 9개 점포가 새로 생겼다. 금양인터내셔날의 자체 와인 매장은 1곳에 불과하다.

여기에 와인의 소비가 저가에서 고가 제품으로 옮겨가면서 고가의 프랑스 와인 등에 주력하는 신세계L&B는 지난해 23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금양인터내셔날 매출은 신세계L&B의 65% 수준인 150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보인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상장을 통한 공모자금 유치로 와인 수입사 1위 탈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독점 품목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자체 유통망이 없는 상황에서 단가 조정, 진열 우위를 갖기 위해선 상품 경쟁력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상장 공모자금을 통해 인력 확충 등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주류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양인터내셔날은 IPO 과정에서 구주매출 10~15%, 신주모집 20~25%가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금양인터내셔날의 기업 가치를 5000억원 규모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공모 규모는 1000억~1500억원가량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