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식품(003230)이 콘텐츠 커머스 사업에 나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용 콘텐츠를 본격 제작하고 제품과 연계한 캐릭터 판매 사업을 확대해 식품에 집중된 사업영역을 비(非)식품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청사진의 중심에 전인장 전 회장의 장남인 1994년생 오너3세 전병우 이사가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작년 12월말 신규 계열사 '아이엠애니'를 설립했다.
삼양식품은 이 회사가 '콘텐츠 커머스'를 하는 회사이며 ▲이커머스 역량 강화 ▲마케팅 콘텐츠 역량 강화 ▲캐릭터 사업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현재도 삼양맛샵이라는 제품 판매용 온라인 홈페이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고 있지만, 해외 소비자들도 방문할 수 있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SNS용 콘텐츠를 만들어 젊은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하고, 향후에는 캐릭터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이 전세계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과 달리 삼양식품은 낡은 기업 이미지가 강한데, 이를 젊고 신선하게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아이엠애니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전병우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식품기업 오너일가 중 최연소인 전 이사는 2019년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뒤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당초 미국 컬럼비아대 졸업 후 외부에서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지만 부친인 전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일찍 합류했다.
전 전 회장은 아내인 김정수 총괄사장과 함께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전 이사는 자신이 속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사이에서 삼양식품 이미지를 젊고 세련된 회사로 만들기 위한 홍보·마케팅 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유튜브에서 공개한 60주년 기념 광고 프로젝트에도 관여했다. 이 광고는 삼양라면을 평범한 주인공 '산양'으로, 불닭볶음면을 신흥 세력 '암탉'으로 의인화한 뮤지컬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신선한 형식이 호평을 받으면서 광고 1편의 조회수가 900만회를 넘었다.
회사 안팎에선 전 이사가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를 둘러싼 회사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체계는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전 이사는 삼양식품 지분율이 0.59%에 불과하지만 지주회사격이자 최대주주인 삼양내츄럴스(지분율 33.26%)를 통해 삼양식품을 간접 지배하고 있다.
삼양내츄럴스의 2대주주가 아이스엑스(구 비글스→에스와이캠퍼스, 26.9%)란 회사인데 이 회사 지분 100%를 전 이사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사업내용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삼양내츄럴스는 전 이사의 아이스엑스를 비롯해 김정수 총괄사장과 전인장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 역시 삼양식품 지분율은 각각 4.33% 3.13%에 불과하지만 삼양내츄럴스를 통해 삼양식품 실적 개선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삼양식품은 2019~2020년 역대 최대인 60억원 규모의 배당을 했는데 이중 절반 가까운 금액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