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다. 비행기를 탈 일이, 공항을 갈 일이 사라졌다. 그러자 기묘한 상품이 등장했다. 무착륙 관광여행과 기내식 카페다.

비행기를 타고 구름만 실컷 보다 돌아오는 여행을 하고,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맛 없다’고 혀를 차게 했던 기내식을 찾아서 먹는다. 이런 상품을 보면서 ‘어쩌면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탄 게 아니라, 비행기를 타려고 해외여행을 갔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새해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진전돼 꼭 해외여행을 갔으면 하는, 집에서라도 여행의 설렘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1등석의 와인’ 구스타브 로렌츠 피노누아 리저브’를 소개한다.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레드 와인, 구스타브 로렌츠 피노누아 리저브. /나라셀라 제공

◇1836년 설립된 와이너리…친환경 유기농 농법으로 포도 재배

로렌츠 가문이 운영하는 ‘구스타브 로렌츠’는 1836년 설립된 와이너리다. 구스타브 로렌츠의 포도밭은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인 콜마르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베르그하임’ 지역에 있다.

구스타브 로렌츠의 와인 중에선 리슬링과 게뷔르츠트라미너 등 화이트와인이 유명하다. 샤도네이와 피노블랑, 피노누아를 섞어 만든 ‘크레망 알자스’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싱가포르 항공을 비롯해 에어프랑스와 에어재팬, 아메리카항공 등 세계 유수의 항공사에서 기내 서비스 와인으로 사용 중이다.

구스타브 로렌츠는 유기농 재배로 유명하다. 2000년부터 와이너리 경영을 맡은 조지 로렌츠는 와인의 품질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도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고 포도밭을 유기농으로 개간하기 시작했다.

포도 압착 작업도 기계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계 프레스 사용을 중단하고, 공기 압착 방식으로 변경했다. 2009년 모든 포도밭에 유기농 인증을 받으며,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유기농 와인 리더가 됐다.

알자스는 프랑스 동북부의 와인 산지다. 다른 와인 산지에 비해 기온이 낮아 포도 생육 기간이 짧다. 청포도 재배에는 최적이지만, 적포도를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알자스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82%는 화이트와인이다. 대표 품종은 리슬링과 피노블랑, 게뷔르츠트라미너, 비노 그리 등이다. 피노누아는 이 지역에서 재배되는 유일한 레드 와인 품종이다.

로렌츠 가문이 경작하는 베르그하임의 포도농장. /구스타브 로렌츠 제공

◇산뜻한 피노누아…연초 행사에 추천

피노누아(Pinnot Noir)는 프랑스 중부 부르고뉴 지역을 대표하는 포도다. ‘보졸레누보’로 알려진 가메(Gamay) 다음으로 가볍다는 평가를 받는 품종으로, 산뜻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연말보다는 연초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많이 꼽힌다. 피노누아의 이름은 소나무(Pine tree)와 검정(Noir)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했다. 피노누아의 포도 송이 모양이 솔방울처럼 매우 잘고 빽빽하기 때문이다.

구스타브 로렌츠 피노누아 리저브는 피노누아의 산뜻함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와인 색은 맑은 빨간색을 띈다. 와인에선 체리와 블루베리, 딸기와 같은 붉은 과일의 향과 맛이 느껴진다.

목넘김에선 벨벳 소재와 같은 부드러움과 산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피노누아는 가벼워 끝이 아쉽다는 편견과 달리 깊은 여운을 준다는 평을 받는다.

바디감과 타닌(와인을 양조할 때 생기는 자연 방부제, 떫은 맛이 특징)감은 가벼운 편이다. 과일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좋다.

지난해 열린 ‘2021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2018년 빈티지 제품이 “부드러운 타닌과 신선한 산도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레드와인 구대륙 부문 최고의 와인’으로 선정됐다.

소믈리에 사이에선 와인의 질감이 부드럽고, 맛이 강하지 않아 다양한 음식과 궁합이 잘 맞아 ‘미식가의 와인’으로 불린다.

특히 쇠고기나 돼지고기, 오리고기와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는다. 적정 음용 온도는 12~14도로 약간 시원한 정도로 마시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