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포카칩. /오리온 제공

세계 최대 감자 산지인 미국 아이다호주와 워싱턴주로부터의 감자 수입이 사실상 멈췄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 고온현상으로 작황이 나빠진데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고용이 어려워진 탓이다. 이는 국내 대표 스낵인 감자칩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271560)은 지난달 중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 포카칩 발주 중단을 요청했다. 미국산 감자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포카칩 신규 발주를 중단함에 따라 유통사들은 기존에 보유한 재고 물량으로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 재고 수량이 떨어진 일부 매장에서는 제품이 품절돼 소비자들이 구매하지 못했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은 5월부터 10월까지는 국내산 감자를,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수입산 감자를 사용한다. 특히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미 서부지역의 ‘Atlantic(대서)’ 품종을 많이 사용한다.

미국산 감자를 수입하는 한 무역회사의 관계자는 “작황 악화로 생산량이 줄자 현지 기업들이 물량 확보를 서두르면서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면서 “해상 운송도 제 때 이뤄지지 않아 올해는 미국산 감자 수입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오리온 외에도 농심(004370), 크라운해태 등 감자칩을 생산하는 제과기업들은 감자 수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감자 농장 전경. /미국감자협회 제공

지난해 아이다호주와 워싱턴주 등 미 서부지역은 산불이 빈발할 정도로 고온 폭염에 시달렸다. 주요 농장도 폭염으로 감자들이 일소 피해를 입어 작황이 부진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력 확보가 어려워 수확철에 수확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물류 대란까지 겹치면서 삼중고에 빠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12월 중순 미국산 감자 수급 문제로 포카칩 생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2월까지 필요한 미국산 감자 수량은 확보했다. 2월 이후로는 호주산 감자를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