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웰빙 트렌드가 재확산하면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산업이 재조명 받고 있다. 정부가 규제 특례로 시범 운영 중인 '맞춤형 건기식'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되면서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독립 법인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454억원으로 전년(4조9273억원)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4조1728억원)과 비교하면 20% 이상 성장한 수치다.

그래픽=이은현

홍삼과 유산균, 멀티비타민, 오메가3 등 영양제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정보 부족으로 제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거나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기식 업체들은 소비자의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맞춤형 건기식은 소비자의 식습관과 운동 습관, 수면 패턴, 만성질환, 알레르기 유무 등을 고려해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약국에서 처방전에 따라 1회용 약을 포장해 주는 것처럼, 영양제를 필요 성분에 따라 소분 포장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 같은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은 원래 현행법상 불가능했지만, 산업부가 지난해 4월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규제 특례(샌드박스)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일시적으로 허용됐다. 규제 특례 시범사업에는 현재 17개사가 참여 중이다.

식약처는 해당 규제 특례를 반영해 법률 개정을 준비 중이다. 만약 법 개정이 진행되면 건기식 소분 판매 등이 전면 허용되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범 사업 결과를 모니터링하면서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며 "내년 1분기 중 개정안을 마련해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내년 1월 건강사업부 법인 분할...매일유업도 건기식 자회사 설립

식품업계는 소분 판매 시장이 전면 허용되면 식품 대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져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건강사업 부문을 분할한 CJ제일제당(097950)과 매일유업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23일 건강사업을 전개해온 사내 독립기업을 100%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신규 법인명은 CJ웰케어로, 분할 기일은 2022년 1월 1일이다. CJ제일제당은 CJ웰케어를 통해 개인 맞춤형 건기식 사업을 전개, 2025년까지 업계 1위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개인맞춤형 건기식 시장을 겨냥한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 중"이라며 "유전자 분석 데이터를 갖고 있는 'EDGC', '케어위드'와 협업을 강화해 생애 주기별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개발 중이다. 지난 7월 인수한 생명과학 전문기업 천랩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맞춤형 유산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267980) 역시 지난 10월 건기식 판매 부문을 물적분할해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을 설립했다. 2018년 출시한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가 시장에 안착했고,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본 것이다. 매일유업 역시 매일헬스앤뉴트리션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기식과 고령층을 겨냥한 건기식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1팩씩 개별 포장해 구독서비스...과잉 섭취 줄이고 편의성 높여

시범사업 참가 업체 중에선 '아이엠(IAM_)' 브랜드를 운영 중인 모노랩스와 '마이팩'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트리미(비타믹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모노랩스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사용해 개인에 최적화된 건기식을 추천·판매하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다. '아이엠'은 개인별 건강 상태를 감안해 영양제를 조합, 이를 간편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한 팩씩 개별 포장해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 지난해 12월 이마트(139480) 성수점에 1호점을 출점하기도 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소분형태로 제공하는 모노랩스의 '아이엠'(위)과 뉴트리미 마이팩(아래 왼쪽), 한국암웨이의 마이팩(아래 오른쪽). /각 사 제공

뉴트리미의 '마이팩'도 영양 및 건강 설문과 상담을 통해 필요한 영양제를 조합해 한 포 형태로 개별 포장해 제공한다. 상담은 오프라인 매장이나 비대면 화상, 온라인 문진 등을 통해 진행된다. 박주연 비타믹스 대표는 "맞춤형 건기식은 소비자가 여러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과잉 섭취의 우려를 해소하고 편의성을 높여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암웨이는 '뉴트리라이트' 제품을 토대로 고객의 생활 습관이나 영양 상태에 맞춘 '마이팩'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양희 암웨이 부사장은 "개인 맞춤형 건기식은 이미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2025년까지 20조원의 글로벌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연구 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 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