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과 장재성 삼양식품 부사장. /삼양식품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올 초 복귀한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17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양식품(003230)은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정수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장재성 전략운영본부장(전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투톱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도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아내다. 전 회장은 오너 2세로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삼양식품 지분 4.33%,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 지분 42.2%를 갖고 있다. 전 회장은 삼양식품 지분 3.13%, 삼양내츄럴스 지분 21%를 보유 중이다.

김 부회장은 앞서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자재 일부를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해 4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유죄가 확정된 김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작년 3월 삼양식품에서 퇴직했다. 특경법 14조는 징역형은 집행 종료로부터 5년, 집행유예형은 집행 종료로부터 2년간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퇴직한 지 1년도 안돼 경영에 복귀한 후 이번에 승진했다. 경영 공백으로 회사가 어렵다며 김 부회장의 취업 제한을 해제해달라는 삼양식품의 요청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서다. 이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만큼 경영활동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해외 영업 본부장을 직접 맡으며 영업, 마케팅,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미국과 중국 법인을 세우고 아랍에미리트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과 중동 진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김 부회장은 해외 영업 본부장도 겸임한다.

장 부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 기획, 지원, 재무 등 관리를 맡는다. 장 부사장은 외환은행을 거쳐 IBK투자증권 M&A 본부장을 맡는 등 금융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올해 3월 전략운영본부장에 취임한 뒤 삼양식품의 사업 구조 개편과 중장기 전략 수립을 주도했다.

삼양식품은 생산,영업,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밀양공장 준공에 대비해 생산본부장에 김동찬 이사를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물류 기반 구축을 위해 박경철 상무를 전진 배치했으며 수출 공급망 관리를 위해 조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에는 중앙연구소를 세워 글로벌 기준에 맞는 품질 관리, 친환경 소재 개발 및 투자, 신사업 진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