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31만원, 대형마트 35만7760원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내렸다."(한국물가정보)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35만5500원, 대형마트 41만9620원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한국물가협회)

올해 김장 비용이 작년보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조사한 2개의 사단법인이 정반대 결과를 내놨다. 지난 10일 한국물가정보는 지난해 대비 김장 재료가 저렴해졌다고 발표했다. 반면 지난 17일 한국물가협회는 김장 비용이 지난해보다 더 올랐다고 발표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에서 장을 볼 경우 지난해보다 4.9% 내린 약 31만원,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4.1% 내린 35만7760원이 든다고 봤다. 한국물가협회는 전통시장이 8.2% 상승한 35만5500원, 대형마트는 5.8% 오른 41만9620원으로 봤다.

17일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김장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기관의 전망치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대상 지역과 조사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물가정보는 조사 장소가 수도권으로 한정돼있었다. 11월 9일 하루 동안 연구원 3명이 서울 및 수도권의 마트와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김장 비용을 조사했다. 올해와 지난해 11월 9일 동일한 날짜로 설정해 비교했다. 서울 내 전통시장 3곳(경동시장, 가락시장, 가락몰)과 수도권에 있는 이마트(139480)와 홈플러스 각각 2~3개 지점에서 김장재료 품목 11가지를 조사했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해와 올해의 조사 날짜가 달랐다. 올해는 11월 15일~11월 16일 이틀간 김장 재료 가격을 조사했지만, 작년 조사 날짜는 11월 13일이었다. 농수산물 가격은 매일 변하고 농작물의 경우 주말 전후로 가격 변동이 있는 편이다. 한국물가협회는 연구원 8명이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통시장 8곳과 대형마트 9곳을 대상으로 김장재료 품목 15가지를 조사했다.

통계의 한계도 있었다. 두 기관 모두 김장 비용 가격을 구하는 방식으로 '최빈치'를 선택했다. 최빈치란 가장 빈도가 높은 관찰 값을 말한다. 예를 들어 김장 재료 대표 품목당 3개 이상의 업체의 물건을 놓고 가장 많이 나온 가격(2개 이상)을 기준값으로 정한다. 예를 들어 배추를 파는 세 업체 중 두 업체의 배추 값이 5000원이고, 한 업체의 배추 값이 6000원이면 배추 가격의 최빈치는 5000원이 되는 식이다. 때문에 완전한 평균값은 아니다.

두 기관과 달리 통계청은 특정 날짜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매달 농산물 물가를 조사한다. 날짜별 농산물 가격 변동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연초에 조사 기간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다. 조사지역도 전국이고, 조사원 수도 더 많다.

통계청이 매달 조사하고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농산물 가격 조사 방식을 보면, 인구와 상권을 고려해서 38개 도시에 위치한 148개 조사권역 2만50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물가를 측정한다. 권역별로 1~2명씩 배치된 조사원이 한 달에 3번 농산물을 측정하고 그 평균치를 반영한다. 다만 가격 조사가 조사원 재량에 맡겨진다는 한계가 있다. 조사원이 현장에서 살펴보고 가장 많이 판매된다고 판단하는 재료의 가격을 입력하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서 직접 김장재료 등의 농산물 물가를 직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매일 공개하는 일일 물가(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참고하는 방법이 있다. 1년 전, 1달 전 가격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도매와 소매 44개 조사처에서 30여명의 조사원이 농산물 재료를 비슷한 품질, 규격 기준으로 매일 가격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원의 수가 통계청보다 적고 1개월전, 1년전, 평년 가격은 해당일자 기준 5일 이동평균(해당일 기준 전후로 4~5일의 평균값) 가격이라서 아주 정확한 비교값으로 보기는 어렵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를 측정할 때 쓰이는 통계는 기관마다 기준과 시점이 달라 어느 통계가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조사원이 직접 현장에 가서 조사하는 방식을 채택하다 보니 물가에 대한 값이 조사기관마다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목 세명대 교양대학 교수는 "물가 정보와 같은 민감한 통계일 경우 기간과 지역 등 표본을 넓게 설정해 통계 샘플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표본이 작은 경우 오차 수준을 표기하고, 월별 시장 추세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