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써브웨이 등 국내 햄버거·샌드위치 프랜차이즈에서 양상추가 사라졌다. 양상추는 날씨와 기온에 취약한 채소인데 빨리 찾아온 한파(寒波)로 양상추 출하가 줄며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맥도날드 햄버거. /맥도날드

2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 시장에선 양상추 10㎏ 가격이 평균 5만775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113%, 전년 동기 대비 402% 오른 가격이다. 한파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며 양상추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잦은 가을비로 무름병(독특한 냄새가 나면서 무르고 썩는 것) 등 각종 병해가 발생하며 강원도 등 일부 양상추 밭에서도 출하가 줄었다.

이로 인해 햄버거·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의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맥도날드는 지난 21일 햄버거에서 양상추가 줄어들거나 빠질 수 있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신 양상추가 들어간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맥도날드는 매년 4200톤의 양상추를 국내에서 구입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지점마다 양상추 재고에 차이가 있지만 고객 혼란을 막기 위해 전체 매장에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조속한 수급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맥도날드와 써브웨이의 양상추 수급 공지. /각 사 홈페이지

써브웨이는 양상추가 없다며 아예 샐러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써브웨이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한파에 따른 양상추의 냉해 피해로 수급이 불안정하다”며 “일부 매장에서 샐러드 제품 판매가 한시적으로 중단된다”고 했다.

샌드위치에 제공되는 양상추도 정량(샌드위치 15cm 21g·30cm 42g)으로만 제공된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빠른 시간 내 판매 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양상추 수급이 안정화되면 바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냉해로 수급이 어렵고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양상추를 뺀 매장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햄버거에서 양상추를 빼거나 정량을 줄이거나 값을 올리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양상추를 취급하는 외식 업체들도 울상짓고 있다. 카페·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샌드위치나 샐러드에 양상추를 넣어야 하는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줄었는데 재료 가격마저 뛰고 있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