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bhc, BBQ 등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가 수제 맥주와 간편식품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영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치킨업계에도 불고 있다. 특히 편의점과 손잡고 협업 상품을 출시하는 등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외식 브랜드를 내고 피자와 베이커리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수제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339770)는 지난 14일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수제 맥주 '교촌치맥'을 출시했다. '치맥(치킨+맥주)하기 좋은 수제 맥주'라는 의미가 담겼다. 교촌에프엔비와 세븐일레븐은 맥주 제조법부터 디자인까지 5개월 간 협업해 맥주를 개발했다.
교촌에프엔비는 수제 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하는 등 맥주 시장 진출을 준비를 해왔다. 지난 5월 문베어브루잉을 운영하는 인덜지로부터 수제 맥주사업부를 12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8월에는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하고 강원도 고성군에 1만㎡(약 3300평) 규모 수제 맥주 공장을 열었다. 교촌에프엔비 관계자는 "교촌치맥은 강원도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고 말했다.
BBQ도 수제 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BBQ 운영사 제너시스BBQ는 지난 9월 국내 1위 수제 맥주 업체인 제주맥주와 협업해 '치얼스'를 출시했다. 경기도 이천에 연간 440만리터의 수제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양조공장도 짓고 있다. 소규모 맥주 공장을 보유한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함께 헬레스, 바이젠, 둔켈, IPA, GPA, 필스너 등 'BBQ 비어' 6종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bhc는 대표 메뉴인 '뿌링클 치킨'을 간편식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마트24에 뿌링클 팝콘과 뿌링클 프레첼 오리지널‧스파이시 등 모두 3종의 뿌링클 스낵을 선보였다. 10월 초에는 '핫 뿌링클 삼각김밥'과 '뿌링클 햄버거'를 출시했다. bhc 관계자는 "뿌링클 치킨에 대해 '중독성 있는 과자 맛이다'라고 남겨진 고객의 후기로부터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전국의 치킨집 수는 8만7000여개(2019년 2월 기준)로 치킨 브랜드만 477개에 달한다. 그 때문에 치킨 프랜차이즈는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했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사이드 메뉴 매출이 꽤 쏠쏠하다. 치킨 한 마리당 맥주 한잔만 팔아도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킨업계는 지난해를 치킨 판매의 고점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전문점 시장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7조4740억원을 기록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배달 수요 증가가 일시적인 '치킨 호황'을 불렀다"면서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선 사업 영역을 넓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킨 업계는 가정간편식(HMR)이나 외식 브랜드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7월부터 닭가슴살 전문 브랜드 허닭과 손잡고 온라인 HMR 제품 확대에 나섰다. 현재 허닭 온라인몰 내 교촌 브랜드관에는 닭가슴살 볶음밥, 닭가슴살 핫바, 닭가슴살 큐브 스테이크, 닭갈비 볶음밥 브리또 등 70여개의 제품이 판매 중이다.
bhc는 아예 종합외식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한우 전문점 '창고43′, 순대국 전문 '큰맘원조할매순대국' 등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자체 족발 브랜드 '족발상회'도 문을 열었다. 이 밖에 굽네치킨 운영사 지엔푸드는 오븐구이 노하우를 활용해 지난 2019년 피자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5월부터는 '바게트볼갈릭크림'을 출시해 베이커리로 사업 저변을 넓혔다.
시장에선 치킨 업계의 사업 확장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 경영인으로 경영 체제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교촌에프엔비는 롯데그룹 출신 소진세 회장이, bhc는 삼성전자 출신 박현종 회장이 이끌고 있다"면서 "가맹점 확장 경쟁을 넘어 이제는 치킨 외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는 공감대가 퍼진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