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1층 식품관에 차려진 초바니 요거트 플래그십 매장. /윤희훈 기자

SPC삼립이 지난 13일부터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 중인 '초바니' 요거트가 맛과 가격거품 논란에 휘말렸다.

초바니는 미국 그릭 요거트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다. 그만큼 초바니의 국내 상륙에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SPC삼립은 지난 5월 초바니와 국내 독점 공급 및 판매 계약을 체결, 이달부터 국내 오프라인·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이 유일하고, 온라인은 마켓컬리에서만 단독으로 판매 중이다. 초도 수입 물량은 지난 20일 기준 마켓컬리에선 모두 품절됐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과일향이 들어간 제품은 모두 팔리고 향이 없는 '플레인' 제품만 재고가 남아 있다.

그러나 소비자 사이에선 품질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가장 큰 이유는 유통기한이다. SPC에 따르면 초바니 요거트는 미국에서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4주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에서 물류 작업을 하고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2주, 국내에서 통관과 국내 유통용 스티커 부착 작업에 1~2주 가량 걸린다.

20일 구입한 초바니 요거트. 윗 뚜껑에 식품의 종료기한이 9월 18일로 기재돼 있다. 그릭요거트치고는 액체 질감이 강했다. /윤희훈 기자

국내 유기업들은 요거트의 유통기한(유통매장에서 판매를 할 수 있는 기한)을 제조일로부터 15일로 본다. 국산 제품을 기준으로 하면 초바니 요거트는 판매 불가 상품이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유통기한이 아닌 식품을 섭취해도 되는 최종 기한을 의미하는 '종료기한'(Expiration Date, EXP)을 사용한다. 초바니 요거트의 종료기한은 제조일로부터 70일 정도다. 국내 수입을 한 후에도 종료기한까지는 한 달 이상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신선도가 생명인 유제품을 미국에서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것을 놓고 SPC 내부에서도 고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기업 한 관계자는 "섭취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제조한 지 30일이 지난 유제품의 품질을 높게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릭 요거트 특유의 크림 치즈와 같은 식감을 기대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선 '너무 무르다' '고체보다는 액체 요거트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소비자들은 신선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구매해 보니, 식감은 크림 치즈보다 '콩비지'에 가까웠다. 혀 끝에 요거트 알갱이 가루의 거친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에 대해 SPC 관계자는 "모든 유통 과정을 콜드체인으로 해 제품이 상하거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냉장 온도 유지 등의 문제로 초도 물량 제품 중 일부에서 묽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속 수입 물량부터는 좀 더 그릭요거트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나왔다. 초바니 요거트는 미국 대형마트에서 1달러~1달러20센트(한화 1200~1420원) 정도에 거래되는 대중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 가격이 3900원(150g)에 책정됐다. 용량 대비 가격으로 비교하면 초바니 요거트의 가격은 국내 유기업들이 판매하는 유기농 요거트 등 프리미엄 제품의 2배 수준이다. SPC삼립 측은 항공 운송과 냉장 유통, 통관 등의 비용이 포함돼 현지 가격보다는 비싸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