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서울쌀로 만든 '나루 생막걸리(6도)'를 2019년 6월에 내놓은 한강주조 양조장이 정부가 주최한 '2021년 우리술품평회'에서 막걸리부문 대상을 받았다. 나루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 6도라는 대중적인 알코올 함량을 유지하면서도 인공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아 출시하자마자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대 전통주전문주점인 백곰막걸리(서울 압구정로데오거리 소재) 자체 집계에 의하면, 나루 생막걸리는 막걸리 부문 연간 판매 1~2위인 탄산막걸리(이화백주, 복순도가) 2종을 빼고는 가장 많이 팔린 막걸리로 집계됐다. 나루 6도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도 입점해 있다. 2019년 6월 출시 당시, 고성용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생산량이 많지 않은데다 아직 브랜드가 알려져 있지 않아 오프라인 유통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지만, 불과 1년여만에 대형마트 3사가 서로 '우리 먼저 달라'는 '핫한 막걸리'로 등극한 것이다.
설립한지 겨우 2년이 지난 신생 양조장, 그것도 30대 청년 둘이서 만든 상업양조장이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우리술품평회에서 막걸리 부문 최고상을 받은 것을, 전통주 업계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막걸리 부문 최고상은 알코올 도수가 10도 이상인 프리미엄 막걸리들이 주로 수상했던 것과도 올해 수상과 다른 점이다. 나루 생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도로, 가장 대중적인 알코올 함량을 갖고 있다.
한강주조 양조장은 고성용 대표, 이상욱 이사 이렇게 30대 청년 둘이(처음에는 네명이 시작했다가 두명은 독립, 별도의 양조장을 설립했다) '희석식소주 말고 제대로 된 우리 술을 만들어보자'며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고성용 대표는 양조장 창업 전, 서울 성수동에서 카페를 하고 있었고, 이상욱 이사는 건축가 출신이다. 이들은 전통술 교육기관인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함께 술 빚기를 배웠다.
한강주조는 나루 6도 막걸리 외에 나루 11.5도 제품도 내놓았으며, 올 4월부터는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과 협업한 '표문 막걸리'(6도)로 대박을 치고 있다. 표문 막걸리(500ml)는 한달에 3만병, 나루 6도(935ml)는 2만병씩 팔리고 있다. 고성용 대표는 "막걸리 외에 약주도 사실상 개발을 끝냈지만, 워낙 막걸리 수요가 늘어나 약주 생산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입구 다음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몰린다는 서울 성수동에 자리한 한강나루 양조장에서 만난 고성용 대표, 이상욱 이사는 반바지 차림이었다. 7월 무더위 탓도 있었지만 연일 고두밥을 찌고 막걸리 발효하고, 마지막 공정으로 병입하느라 땀이 식을 틈도 없어 보였다.
2019년 설립 당시보다 양조장 규모는 두배로 불어나 있었고, 전에 없던 양조 설비들도 눈에 띄었다. 2층 양조장에서 발효탱크 다음으로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고두밥 냉각기는 고두밥을 일정한 온도로, 신속하게 냉각시키는 장치로, 막걸리 맛의 균일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에는 이미 생산공정이 끝나 여러 직원이 다음날을 위해 고두밥 냉각기를 세척하고 있었다. 막걸리 생산(병입)은 낮에 기온이 더 올라가는 점을 감안해, 대개 오전 10시 이전에 마무리된다.
2021년 우리술품평회 막걸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나루 생막걸리(6도)는 한강주조의 첫번째 제품이다. '국민 막걸리'라고도 불리는 서울장수막걸리가 탄산이 들어간 청량감을 강조한 것과 달리, 나루 막걸리는 탄산을 최대한 억제시켜 단맛과 신맛의 조화를 가장 큰 가치로 친다. 무엇보다 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아 쌀 본연의 단맛을 소비자들이 느끼도록 만든 술이다. 감미료를 넣지 않는 대신, 쌀 함유량은 일반 막걸리의 두배 이상이다. 그러면서도 저렴한 페트병을 용기로 채택, '착한 가격'으로 대중에 다가갔다. 나루 6도는 935ml 한병 소비자 가격이 7000원이다. 장수막걸리보다는 많이 비싸지만, 1만원을 훌쩍 넘기는 프리미엄 탁주에 비해서는 가격이 착하다. 용량(935ml)도 일반 막걸리(750ml)에 비해 30% 정도 더 많다.
한강 나루는 개발 당시부터 맛 부분에 가장 유념했다. 고성용 대표는 "산미와 단맛의 밸런스가 좋은 술, 목넘김이 좋은 술을 만들어, 술 매니아부터 막걸리 입문자까지 다양한 소비자들이 즐기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수백번의 레시피 수정이 이뤄진 것도 그 때문이다.
나루 생막걸리는 2019년 출시 초기부터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술박사'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이대형 연구원은 진작부터 나루의 잠재력을 이렇게 평가했다.
"(나루 생막걸리는)알코올 도수 6도로 만들어져서 걸쭉하지 않으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은 목넘김을 가지고 있다. 쌀이 가진 곡물의 단맛을 잘 끌어내 달지 않아 마시기에 부담이 없다. 특히 막걸리가 내는 향이 저온에서보다는 상온에서 도드라졌는데 첫 모금에는 바닐라 향과 함께 단 향이 강했고, 조금 온도가 오른 뒤 마셔보니, 이번에는 사과, 청포도 같은 과실 향이 느껴졌다. 전체적인 발란스에서 신맛이 약한 것이 아쉽지만, 6도의 수제막걸리로는 정말 괜찮은 품질이라고 생각된다."
나루 생막걸리가 일반 막걸리와 크게 다른 점 중 하나가 탄산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탄산은 왜 생길까? 술이 되기 위해서는 당분이 알코올로 바뀌는 발효가 필수적인데, 이때 술 속의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함께 토해내는 것이 이산화탄소, 즉 탄산이다. 그렇다고 탄산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스파클링와인, 맥주처럼 탄산이 주는 청량감이 그 술의 포인트인 술들도 많다. 하지만, 한강주조측은 탄산이 강하면,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깨진다고 보고, 탄산 생성을 최대한 억제한 것이다.
문제는 탄산이 발생하는 발효과정이 병입 전 발효탱크에서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막걸리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살균처리를 하지 않은 생막걸리다. 그러다 보니, 막걸리 병 속에서도 효모가 일부 살아 있어 막걸리 속의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탄산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병입 상태에서 진행된다고 해서 이를 '병입발효' 혹은 '후발효'라 칭한다. 그래서 막걸리는 출시 처음이 가장 단맛이 강하고, 탄산은 약한 반면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병 속에서 후발효가 진행돼 단맛은 줄어들고, 탄산은 강해지는 것이다. 막걸리를 오래 두면 식초가 된다는 것은 이런 경우의 극단적 예다.
그런데, 한강주조의 나루 생막걸리는 날짜가 꽤 지나서도 탄산이 비교적 늦게, 그것도 적게 생긴다는게 양조장측의 설명이다. 고성용 대표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막걸리의 문제점 중 하나가 병입 상태에서 후발효가 일어나면서 탄산이 생겨, 심하면 막걸리병이 빵빵해진다거나, 그런 경우가 많다. 발효는 막걸리 속의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토해내는 과정이다. 이때 생기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탄산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나루 생막걸리는 유통과정에서 상온이 아닌 냉장보관만 유지된다면, 시간이 많이 지나더라도 탄산이 그렇게 많이 올라오지는 않는다. 후발효를 최대한 억제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의 핵심기술이다.
생막걸리에는 기본적으로 효모가 살아 있다. 그래서, 병입발효가 어느정도 진행될 수밖에 없다. 효모를 없애는 살균처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살균처리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병입 상태에서 탄산이 전혀 안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막걸리에 비해 탄산이 늦게 생겨난다.
우리는 탱크에서 발효가 끝날 즈음에 효모의 활성화를 억제시킬 수 있는 방법, 발효환경을 만들었다. 더 구체적으로는 얘기하기 어렵지만, 그런 방법을 쓰고 있다. 물 타지 않은 원주 자체도 효모 활성화가 둔화돼 있고, 병입을 한 후에라도 효모가 왕성하게 활동하지는 않도록 하고 있다. 발효억제제 같은 약품을 쓰지는 않지만 병 안에 있는 효모의 활동을 저하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발효공정을 컨트롤하는 것만으로 후발효 억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온도 외에, 어떤 효모를 쓰느냐에 따라, 또 효모와 당도와의 상관 관계, 막걸리의 알코올 농도 등, 후발효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전반적으로 잘 컨트롤해 후발효가 최대한 덜 생기도록 하고 있다. 이게 핵심기술이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생산노하우가 다 노출되기 때문에 더 자세한 설명은 곤란하다.
양조장에서 막 만든 생짜배기 나루 막걸리와 열흘쯤 지난 나루 생막걸리는 당연히 똑같은 맛은 아니겠지만 맛의 변화를 최소화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탄산이 조금씩 올라가고, 단맛이 약간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최소화시키도록 술을 만들었다. 나루 막걸리 유통기한은 한달이다."
그렇다면 한강주조 제품들은 얼마나 잘 팔릴까?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올 4월에 나온 표문 막걸리(6도, 500ml)다. 월 3만병이 팔리고 있다. 같은 알코올 도수인 나루 생막걸리(935ml)는 2만병, 나루 11.5도(500ml)는 2000~3000병 팔리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표문 막걸리가 4500원, 나루 6도 7000원, 나루 11.5도는 1만1000원이다.
그런데, 출시한 지 넉달도 안된 막걸리가 가장 많이 팔리다니? 표문 막걸리? 표문이 무슨 뜻일까? 표문 막걸리는 한강주조가 곰표 밀가루 생산업체인 대한제품과 협업해 만든 일종의 콜라보 제품이다. 표문을 거꾸로 보면 곰표가 된다.
표문 막걸리와 나루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도로 같다. 같은 용량 기준으로 가격도 비슷하다. 재료 차이도 없다. 둘다 서울쌀인
경복궁쌀로 빚고 누룩도 같은 밀누룩을 쓴다. 그렇다면, 나루와 표문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제조법인 레시피가 달라, 맛 자체가 다르다는 게 한강주조측 설명이다. 한강주조 이상욱 이사의 설명이다.
"표문은 작년에 일년 정도 준비를 했다. 대한제분측 관계자와 우리가 맛에 대한 콘셉을 함께 정하고, 그걸 찾기 위해 일년 정도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다. 우리가 추구한 컨셉은 '누룩을 많이 써서, 밀누룩이 갖고 있는 향미를 최대한 살리자. 다만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달콤하고, 부드럽고, 피니쉬는 딱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깔끔한 뒷맛을 강조했다.
레시피상 두드러진 차이점은 표문은 두번 담금하는 이양주, 나루는 세번 담금하는 삼양주라는 사실이다. 표문이 이양주를 선택한 것은 깔끔한 피니쉬 때문이다. 이걸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걸(깔끔한 피니쉬) 염두에 두고 표문을 이양주로 만들었다. 삼양주는 상대적으로 끈적끈적하고 진한 맛이 있다고 본다. 담금을 한번 더 하기 때문에 쌀 함유량도 약간 더 많다. 이양주는 더 가볍다. 반대로 삼양주는 묵직하고 단맛도 더 있다. 그렇다고 삼양주와 이양주의 차이 때문만에 맛에 차이가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물 햠유량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도수이긴 하지만, 나루 6도는 다소 묵직하고 단맛이 있는 반면, 표문 6도는 다소 맛이 가벼워서 뒷맛이 더 깔끔한 차이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차이점은 용량이다. 표문은 500ml라 혼술, 혹은 2인이 마시기에 적당하다. 935ml인 나루는 표문보다 거의 두배나 많아 여럿 마실 때 더 좋다.
표문은 전량 온라인 판매하는데 하루 판매량인 1000병은 온라인에 올리자 마자 일분여만에 다 소진된다. 그렇다고 해서 표문 막걸리 판매량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다. 현재는 성수동 양조장에서 격일로 나루와 표문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형편이라, 생산설비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월 3만병 생산 이상은 어렵다. 고성용 대표는 "성수동 양조장에서 차로 한시간 내에 있는 수도권에 제2양조장을 새로 짓는 걸, 고민하고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현재보다 생산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주조는 출범 당시에는 없던 고두밥 냉각기를 새로 들여와 올 초부터 가동하고 있다. 이전에는 고두밥을 쪄서 삽자루로 넓은 평상(트레이)에 옮겨 선풍기 틀어주면서 자연냉각시켰다. 이 과정에서 고두밥이 고루 냉각되도록 주걱으로 밥을 여러번 뒤집어줘야했다. 그러나 사람 손이 하다 보니, 고두밥을 똑같이 일정 온도로 식히는 것은 어려워, 이런 이유로 막걸리를 생산할 때마다 미세하게나마 맛의 편차가 있었다. 그밖에 손으로 할 경우, 고두밥 식히는데 시간도 많이 걸렸다.
그런데, 이같은 고민이 고두밥 냉각기 도입으로 한번에 해결됐다. 이제는 고두밥을 찌자 마자 냉각기에 넣기만 하면 끝이다. 기계가 자동으로 고루 섞어 컨베이어벨트로 보내, 급속냉각시킨다. 기계 도입 전에는 담금 한번 할때마다 고두밥 식히는데 2시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이제는 30분 가량 걸린다. 시간이 서너배 이상 단축된 것이다.
또하나 좋은 점은 이전에 사람이 고두밥을 일일이 주걱으로 뒤집어가면서 식히다 보면 빨리 식는 부분과 그렇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기계를 사용하면 일정하게 냉각이 가능해져, 술 맛의 균질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두밥 냉각을 일정 온도로 균일하게 해주니까 발효 컨트롤하기도 편하고, 술 맛도 훨씬 안정화됐다는게 한강주조측 설명이다.
백곰막걸리 이승훈 대표는 일찌기 나루 막걸리의 조기 안착은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전략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프리미엄 탁주들은 알코올 도수가 대개 10도가 넘고 가격도 1만~2만원대다. 그밑으로는 가격이 뚝 떨어지는 알코올 도수 5~6도의 저가 막걸리로, 한결같이 인공감미료를 사용한다. 반면에 나루는 전략이 달랐다. 알코올 도수는 대중막걸리처럼 6도를 유지하면서도 고급막걸리처럼 무감미료를 고수했다. 유리병은 쓰지 않지만, 페트병 디자인은 독특하게 차별화(단순한 디자인)했다. 가격도 고급 막걸이와 대중막걸리의 중간에 포지셔닝시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한강주조 이상욱 이사는 이런 지적에 대해 큰 틀에서는 동의하면서도 부분적으로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우선, 우리 제품이 프리미엄 막걸리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프리미엄'이란 단어를 거의 안쓴다. '우리 스스로, 우리 제품을 프리미엄이라고 해봤자 남들(일반 소비자)이 알아주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에서이다. 저가 막걸리에 비해 고급스러운 것은 맞다. 쌀도 두배 이상 들어가고, 단일 품종의 햅쌀을 사용하고, 감미료를 넣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우리 술을 고급술, 프리미엄 술이라 내세우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틈새시장이라기보다는 '(이전에)없는 시장'을 만들고 싶었다. 고급막걸리인 복순도가 막걸리도 1만원이 넘었고, 해창 막걸리도 가격이 그 정도였다. 나머지는 병당 1000원이 조금 넘는 장수막걸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 7000~8000원 가격대 막걸리가 별로 없었다. 지금도 우리와 비슷한 가격대 제품은 흔치 않다. 일년에도 200개 이상 생기는 소규모 양조장 하시는 분들은 아예 가격을 1만원 이상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설비를 계속 키워나가면서, 상업양조의 길을 가는 우리와는 지향하는 바가 달랐다. 본인들이 만들고 싶은 술들을 소량 만들다보니 가격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대중화는 생각않고 차별화를 고급화에만 두고 있지 않나 여겨진다.
우리는 어떻게든 상업양조 규모를 키워보자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가급적 '품질은 고급스럽게, 반면에 가격은 착하게 하자'는 생각이다. 때문에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포장 용기는 다소 타협했다. 비싼 유리병 안쓰고 저가의 페트병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환경보호에는 신경을 쓰고 있다. 신제품 표문은 환경부로부터 '재활용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비닐 겉포장재를 손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나루도 그렇게 라벨을 바꿀 예정이다."
한강주조는 서울 지역특산주 면허를 갖고 있다. "서울을 대표할 만한 지역 전통주가 크게 알려진 게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서울에서 만든 재료로 서울술을 만들자'는 게 한강주조의 출발점이었다.
나루 생막걸리, 표문 막걸리 원료로 쓴 쌀은 '경복궁쌀'이다. 수라배, 허브 등과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경복궁쌀은 서울 강서구가 원산지로, 밥맛 좋기로 전국 최고로 꼽히는 김포쌀과 이웃사촌이다. 막걸리 이름 '나루'는 나루터에서 나온 말. 고성용 대표는 "나루터라는 장소가 과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였고, 나루터는 배를 이용해서 강 이남에서 북으로, 동에서 서로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만드는 술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어 이름을 '나루'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루 이름이 의미하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싶다'는 그들의 목표는 아직 '미완성'이다. 한강주조 양조장이 있는 성수동은 좁은 건물의 2~3층에 생산시설과 창고를 터질 정도로 구겨 넣어 일반 소비자들은 양조장 구경 엄두도 못낸다. "소비자들이 편하게 찾아와서, 힐링하는 공간도 마련하겠다"던 고성용 대표의 바램은 2년째 진전이 전혀 없다.
그러나, 나루와 표문 막걸리의 순항(판매 호조)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한강주조의 제2 양조장 설립이 '헛된 꿈'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로 개발하고 있는 약주는 레시피까지 거의 완성돼 있지만, 성수동 양조장은 생산능력이 안돼 또다른 공간이 필요한 시점이라, 양조장 추가 건설이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용 대표는 "제2양조장이 지어지면, 이곳 성수동 양조장은 나루 막걸리 한 제품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제품들은 새로 들어설 양조장에서 생산하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차박(여행할 때에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름)을 비롯해 힐링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