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했다. SPC의 ESG 경영 핵심 키워드는 ‘상생’이다. ‘고객과의 상생' ‘가맹점과의 상생' ‘지역사회와의 상생' ‘자연과의 상생'을 추진하겠다는 게 SPC의 ESG 경영 방향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해 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SPC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파리바게뜨는 전 세계에 3600여 곳의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1위 베이커리로 성장했다.

SPC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PC삼립(005610)은 지난달 ‘고객친화 ESG경영' 약속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SPC삼립은 이날 ESG경영 선포식에서 △소비자 건강을 고려한 제품군 확장 △경영 투명성 제고 △지역사회 상생 및 협력사 파트너십 강화 △향후 10년간 탄소 및 폐기물 배출량 20% 감축 등 4대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제조 공장에 에너지 고효율 및 폐기물 감축 설비 투자를 늘리고,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저스트에그(식물성 달걀)’ 등을 활용한 미트프리(Meat Free) 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제품 개발을 늘리고, 건강 상품군 확대를 위한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추진한다.

SPC삼립은 ESG 경영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지난 5월 ESG 협의회를 발족한 데 이어, 다음달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ESG 협의회는 ESG 경영 계획 수립 등 실무를 총괄하는 ‘몸'이라면, ESG 위원회는 중장기적 전략을 짜는 ‘머리’ 역할을 하게 된다.

제과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파리바게뜨는 ‘가맹점이 건강해야 본사도 건강하다'는 원칙에 따라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장기점포 상생협약 선포식'을 하고, 장기점포의 계약 갱신을 기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장기점포란 가맹사업법상 10년의 계약 갱신 요구권 인정 기간이 경과한 가맹점을 의미한다. 파리바게뜨는 전체 매장의 35%(약 1200개)가량이 장기점포에 해당한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과의 상생 실천을 통해 가맹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가맹점주의 경영 여건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구체적으로 가맹점주협의회와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자율분쟁 조정 시스템인 상생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2020년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았다.

SPC삼립은 3일 '고객친화 ESG경영' 약속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SPC삼립 제공

◇ ‘나눔은 기업의 사명’…다양한 사회공헌 사업 ‘눈길’

SPC그룹은 ‘나눔은 기업의 사명’이라는 허영인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SPC는 작년 9월부터 코로나19, 기상 피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가를 돕는 ‘행복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행복상생 프로젝트'는 단순한 구매를 넘어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한 좋은 제품을 개발해 중장기적으로 우리 농산물의 꾸준한 소비에 기여하기 위한 상생경영 모델이다.

SPC그룹은 현재까지 평창군 감자, 제주도 구좌 당근, 논산 딸기, 무안 양파 농가를 돕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 등을 통해 판매해 왔다. 딸기의 경우 논산시의 품종 개발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달엔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한 무안 양파 농가를 돕기 위해 무안군과 업무협약을 맺고 양파 600t을 구매했다. 양파 가격도 평년 가격 수준으로 쳐줬다. 파리바게뜨는 이렇게 사들인 양파로 만든 무안양파빵의 수입 중 일부는 무안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2011년 사회복지법인 ‘SPC 행복한 재단’을 설립하고, 제과제빵 전문기업으로서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푸르메재단과 함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사업, 전국 가맹점과 지역아동센터가 1:1 결연을 맺고 매달 생일 파티용 케이크를 지원하는'SPC해피버스데이파티', 전국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신선한 빵을 나누는 ‘SPC 행복한빵나눔차’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파리바게뜨, SPC삼립,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에서 생산한 빵과 식품 등을 전국 사회복지시설에게 기부하는 푸드뱅크 사업 누적 실적도 2000억원(본사·가맹점 합산)을 넘어선다.

무안군과 SPC그룹이 6월 15일 무안양파 소비 촉진을 위한 행복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 후 협약서 들어 보이는 김산 무안군수(오른쪽)와 황재복 SPC그룹 대표이사 사장. /SPC그룹 제공

◇ 필(必)환경 시대 “환경 보호하는 제품 및 포장재 개발 노력”

SPC그룹은 포장재 생산 계열사인 SPC팩을 통해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PC팩은 메틸에틸케톤(MEK), 톨루엔 등의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색감의 선명도를 유지하는 친환경 포장재 제조 기술을 개발해 인쇄포장재 전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생산 제품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SPC삼립 등 SPC그룹 계열 브랜드들과 다양한 기업에 공급한다. 이러한 성과로 SPC팩은 지난해 5월 식품포장재 업계 최초로 녹색전문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SPC그룹은 지난 3월부터 SK종합화학(SK Global Chemical), SKC, 롯데케미칼, 한화컴파운드 등과 ‘친환경 포장재 개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포장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와 같은 식음료 매장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순환 시스템도 마련할 방침이다.

SPC그룹은 매장에서 다량 배출되는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거나, 일회용품을 손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플라스틱 컵에 잉크를 사용하면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잉크 로고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는 플라스틱 빨대가 필요 없는 친환경 테이크아웃 용기를 사용 중이다.

던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커피·음료의 배달 주문이 늘자, 지난 4월부터 배달 전용 패키지인 ‘던캔’을 도입했다. ‘던캔’은 재활용 공정이 복잡한 종이나 플라스틱보다 재활용이 쉬운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다. 알루미늄 캔은 재활용 시 원료 손실이 적어 자원 순환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스킨라빈스는 옥수수 전분 등을 활용해 생분해되는 친환경 핑크스푼도 개발해 도입할 예정이다. 김창대 SPC팩 대표는 “친환경 패키지 개발은 환경보호는 물론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SPC그룹이 식품업계 친환경 경영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