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냉동피자 제품 이미지. /오뚜기 홈페이지 캡처

오뚜기(007310)가 최근 냉동피자와 케찹 등 시장 점유율 1위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연초 즉석밥 제품인 오뚜기밥과 컵밥, 죽, 캔참치 등의 가격을 올린 데 이은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다. 업계에선 오뚜기가 '라면'만 빼고 전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뚜기는 지난달 냉동피자 주력 판매 상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품목은 콤비네이션 피자(415g), 올미트콤보 피자(425g), 불고기 피자(396g), 6포르마지 피자(405g)로, 각각 가격을 4980원에서 5480원으로 500원(10%) 인상했다.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인 케찹도 최근 500g 제품의 가격을 1980원에서 2150원으로 8.6% 올리는 등 전체적으로 인상했다.

오뚜기는 올 하반기 들어 소스류와 기름, 믹스 및 분말 등 대부분의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올린 바 있다. 부침가루(500g)와 튀김가루(500g)의 가격은 910원에서 1000원으로 9.9% 올렸고, 도나스 믹스(500g) 가격은 1460원에서 1610원으로 10.2% 인상했다. 들기름(160ml) 제품은 3700원에서 4030원으로 8.9% 가격을 올렸다.

오뚜기는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소맥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백맥 현물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약 62%, 강맥은 40% 상승했다. 선물가격도 지난달 기준 각각 34%, 52% 올랐다. 최근 미국 밀 주요 밀 산지와 캐나다 남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밀 작황 피해가 커지면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업계에선 오뚜기의 가격 인상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감소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식품기업 중 냉동피자 사업을 가장 빨리 시작한 오뚜기는 현재 시장점유율 1위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타사와의 경쟁 격화로 점유율이 계속 빠지고 있다. 2018년 64.4%였던 오뚜기의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은 2019년 56.5%, 2020년 47.7%에서 지난 1분기 39.5%로 떨어졌다.

오뚜기가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리면서, 라면 가격 인상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월 진라면 가격을 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가 반대 여론에 밀려 인상을 철회한 바 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라면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상당하다. 라면 제조사들은 대두유와 밀가루 등 핵심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한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서민 경제가 많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초 진라면의 가격을 10년 만에 올리려고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가격을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원가 압박이 계속 되고 있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