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

법원이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가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이 회사 소액주주들은 캐슬렉스 서울과 제주 두 골프장 합병이 오너가 3세인 주지홍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며 합병안을 승인한 이사들에 배임 책임을 묻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사조산업이 주주명부 열람을 거부하자 이를 허용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 등 3인이 신청한 주주명부 열람 허용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필요성이 소명된다”며 주주 명부 열람 및 등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9일 판결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12일부터 공휴일을 제외한 30일간 사조산업(007160) 주주 명부를 열람할 수 있게 됐다.

법원은 “주주는 언제든지 주주명부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면서 “가처분 신청의 경위와 채무자(회사측)의 태도 등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사조그룹 지배구조.

사조산업 측이 ‘소액주주연대는 작전세력으로 의심된다’며 주주명부 열람을 거부한 데 대해선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주주 명부 열람 청구 목적이 부당하다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법원은 또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가 주주명부 열람을 할 때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 보조자를 동반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가처분신청 소송 비용은 채무자인 사조산업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조만간 사조산업 주주명부를 열람한 뒤, 개인 주주들에게 연락해 임시주주총회 개최와 경영 참여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 주주 명부를 열람할 예정이다. 주주들에게 보낼 서신도 모두 작성해뒀다”며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해 필요한 주식 수를 모은 상태지만, 더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사조산업이 오너일가 경영 승계를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경영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감사 선임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부터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을 한 명 이상 분리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이른바 ‘3%룰’이 시행돼 소액주주들의 경영 참여가 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