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시가 '5명 이상 사적 모임 금지' 규제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외식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내점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또 희망고문"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오세훈 시장과 25개구 구청장이 참여한 긴급 특별방역 대책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하고, 오는 1일부터 최다 6명까지 허용키로 했던 사적 모임 규제 완화를 전격 취소했다.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8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가팔라진 데 따른 조치다. 경기도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다음 달 7일까지 1주일 연장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유지키로 했다.

30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 관계자가 '다음달부터 6인까지 모임 가능' 안내 문구를 '4인까지 모임 가능'으로 수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개편안 시행을 불과 하루 앞두고 나온 발표에 식당·주점·카페 등 자영업자들은 실망이 큰 분위기다. 7월부터 최다 8명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되면 미뤄둔 회식이나 지인 모임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방역지침이 바뀌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내일 쯤부터 개편안이 시행될 것으로 알고 식자재를 먼저 구매하거나 영업환경을 개선한 사업자들의 경우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외에도 물리적인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면서 "며칠 전부터 모임 예약도 받고 그에 따른 실질적인 준비를 한 업주들의 피해가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은 "우리 카페는 1일부터 밤 12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는 소식에 알바생의 근무 일정을 모두 조정해둔 상태인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다시 줄여야 한다"면서 "김이 쫙 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적 모임을) 전국을 동일하게 규제해야 하는데 수도권에만 더 가혹한 것 같다"면서 "서울이나 경기, 인천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누적 손실액이 타 지역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4월부터 수도권 영업이 금지된 유흥·단란·감성주점과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 등 유흥시설 6종 점주들은 두달 만의 영업 재개에 기대에 한껏 부풀었던 만큼 실망감이 컸다. 한정민 한국단란주점협회 경기도지부 사무국장은 "'정말 내일부터 영업을 해도 되냐'는 전화가 오늘 하루만 10여통 왔다"며 "오후 4시20분쯤 갑자기 일주일 연장 조치가 나오자 '청소 다 해놓고 과일도 대량 주문해서 썰어놨는데 어떻게 하냐'며 우는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일반음식점이나 노래방은 그래도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하지 않냐"며 "유흥시설은 아예 문도 못 열어 영업은 커녕 임대료, 공과금도 못 내는데 주점이란 이유로 소상공인연합회 가입도 안되고 금융권 대출도 막혀 있다. 상당수가 사금융이나 카드 대출로 근근히 월세, 공과금을 내고 있다. 정말 벼랑 끝이다"라고도 했다.

다만 프랜차이즈업계는 개인 사업자들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본사에서 식재료를 공급받는만큼 재료 수급에 변동이 생겨도 부담이 덜하고, 배달과 포장주문 등으로도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방역 지침에 맞춰서 테이블간 거리를 1m 가까이 띄우고 매장 수용 인원의 50% 정도만 받을 수 있어 매장 영업에 제한이 있는 상황은 맞는다"면서도 "사적 모임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테이블 간격을 조정하거나 내점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식기 등을 준비해두는 정도지, 대모임을 위한 매장 행사 등을 따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라 2단계가 적용되는 수도권 지자체들은 사적 모임에 대한 인원 제한을 순차적으로 완화할 예정이었다. 1∼14일까지는 6명까지, 이후로는 8명까지 허용하기로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