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004370)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임단 농심 레드포스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모기업인 농심에선 게임단 인수 1년 만에 LoL 세계 대회인 '롤드컵'에 출전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감지된다.
27일 게입업계에 따르면 농심 레드포스는 '2021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에서 4승1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전통 강호인 담원 기아와 젠지, T1 등에 밀려 하위권이 점쳐졌으나, 예상과 달리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엔 롤드컵과 lck 역대 최다 우승팀인 T1까지 잡으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hy(구 한국야쿠르트)가 네이밍 스폰을 하고 있는 '프레딧 브리온'도 리그 초반 2승 3패로 6위를 달리고 있다. 프레딧 브리온은 lck에서 예상보다 선전하며 리그의 '다크호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3일엔 작년 롤드컵과 올해 스프링시즌 우승팀인 담원 기아까지 잡았다.
hy는 지난해 브리온이스포츠와 '네이밍 스폰' 계약을 체결하며 이(e)스포츠 마케팅에 나섰다. 당초엔 자사몰인 '하이프레시'에서 이름을 따 '하이프레시 블레이드'를 팀명으로 사용했으나, 작년 말 하이프레시를 '프레딧'으로 개편하면서 팀명도 함께 교체했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자 농심과 hy에선 롤드컵에 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지고 있다. 롤드컵은 각 지역에서 진행된 리그의 상위 팀만 참여할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 성격의 대회다. lck에선 총 10개 팀 중 상위 4개 팀에게 롤드컵 출전권이 부여된다.
한국과 중국, 북미, 유럽 모두 강팀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열기도 뜨겁다. 담원 기아와 중국의 쑤닝 게이밍이 맞붙은 지난해 롤드컵 결승전은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1억6000만명에 이를 정도였다.
북미 시장과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농심으로선 욕심 나는 기회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과 북미 지역에서 LoL의 인기가 뜨거운 만큼, 롤드컵에 출전하게 되면 농심 제품과 연계한 마케팅 활동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가에선 이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원F&B는 이달 초 LoL 게임단 'KT 롤스터'와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동원F&B는 동원참치, 리챔, 수산물 HMR 등을 지원하고, KT롤스터는 유니폼에 '동원참치' 패치를 붙이고 경기에 나선다. 동원F&B 관계자는 "이스포츠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의 주류 문화"라면서 "향후 온·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MZ세대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의 미디어&캐릭터 콘텐츠 사업을 운영하는 올리브스튜디오도 지난 23일 카트라이더 프로게임단 '코코몽 라이더스'를 창단한다고 밝혔다. 올리브스튜디오는 캐릭터 '코코몽'을 구단주로 임명하는 등 캐릭터 사업과 이스포츠를 결합한 새로운 컨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프로 게임단에 켄싱턴호텔을 숙소로 제공하고, 뉴발란스가 자체 제작한 유니폼을 제공하는 등 그룹이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