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전 아워홈 대표가 지난해 영업적자에도 3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구 전 대표는 보복 운전 사건과 그간의 방만경영 논란을 계기로 최근 대표직에서 밀려났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대표. /아워홈 제공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해 총 776억원의 배당금을 주주에게 지급했다. 주당 배당금은 3400원으로, 2000원을 배당해 456억원을 지급한 2019년보다 7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아워홈 지분은 오너일가가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구본성 전 대표는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구지은 현 대표(20.67%)와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 등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치면 98%를 넘는다.

이에 따라 아워홈 오너일가가 지난해 배당받은 금액은 총 760억원에 달한다. 특히 구본성 전 대표는 299억 원, 구지은 대표는 160억 원을 챙겼고, 구미현 씨와 구명진 씨도 각각 149억 원, 152억 원을 배당 받았다.

배당 정책은 이익이 많이 난 것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차원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아워홈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적자 93억 원을 기록해 전년(715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253억 원으로 14% 줄었고, 당기순손실 49억 원을 기록해 전년(480억 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아워홈이 적자를 기록한 건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아워홈 오너일가가 회사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배당을 받지 않거나 2019년 수준으로 배당을 받았을 경우 최소 적자는 내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이에 지난해 회사를 이끌었던 구본성 대표의 배당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워홈의 고배당 정책은 구본성 전 대표 임기 내내 문제로 지적됐다. 2016년 주당 300원이던 아워홈의 배당금은 2017년 325원, 2018년 750원으로 올랐고, 2019년에는 2000원, 지난해에 3400원으로 급등했다. 최근 3년간 매년 1.5배 가량 배당금이 오른 셈이다.

반면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구 회장 취임 첫 해인 2016년 816억 원이었던 아워홈의 영업이익은 2017년 812억 원, 2018년 657억 원으로 감소하다 2019년 715억 원으로 반등했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적자를 냈다.

보수 초과 사용 논란도 구본성 전 대표 시기 불거진 의혹이다. 구본성 전 대표는 계속된 실적 부진에도 본인을 포함한 이사 보수 한도를 계속 늘려왔다. 지난해 3월 아워홈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연간 한도를 60억 원으로 결의했다. 그런데 같은 해 8월까지 지급된 이사 보수가 그보다 23억 원을 초과한 총 83억 원인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구본성 전 대표는 올해 주총 안건으로 이사보수한도를 150억 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안을 올렸다. 당시 그는 보복운전으로 특수손괴 및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구본성 전 대표는 지난 3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에 구지은 신임 대표가 구본성 전 대표 시절 방만 경영의 그림자를 어떻게 지워나갈지 주목된다. 구지은 대표는 우선 지난 4일 주총에서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을 통과시켰다. 아워홈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된 것은 없지만 구지은 대표는 전 대표 시기 논란이 됐던 배당 정책 역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