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8일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시작했다.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배민도 해당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두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이더 확보를 위해 배달료 경쟁이 불 붙으면서, 음식 가격과 배달 서비스 가격이 함께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 운영에 들어갔다. 이전까진 라이더 1명이 여러 주문을 한꺼번에 받아 동선에 맞춰 음식을 수령하고 배달했다면, 이 서비스는 한 번에 하나의 주문만 수행해야 한다. 주문 고객 입장에선 빠르게 음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배달료는 기존 배달료 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1 서비스 한 건당 배달료를 600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 배달료 3000원의 2배 수준이다. 입점 점주에게는 중개 이용료로 건당 12%(카드 등 결제 수수료 제외)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배민1 서비스 도입 초기에는 프로모션 차원에서 배달료를 5000원, 중개 이용료를 건당 1000원(정액제)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배민은 배민1 서비스 배달료를 음식점주 판단에 따라 소비자(배달팁)와 음식점이 나눠 부담하도록 했다. 일반 배달에 비해 음식점주 부담이 높은만큼,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팁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단건 배달 중개 수수료 방식을 정률제를 도입한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배민은 현재 입점 업체 한 곳당 광고비 명목으로 월 8만8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정액제 방식 수수료를 주문금액의 5.8%를 받는 정률제 방식으로 바꾸려고 했으나 ‘수수료를 인상하기 위한 꼼수’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이 때문에 단건 배달 서비스에 정률제 수수료를 채택한 것을 두고 향후 수수료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 배달에 정률제 수수료를 도입한 것처럼 새로운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할 때마다 정률제 수수료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존에 내던 8만8000원은 배달의민족에 입점하기 위한 가입비가 되고, 프리미엄 서비스 수수료가 배달의민족의 핵심 수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팁이 비싸지고 수수료가 추가됨에 따라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선 배민 측에 줘야하는 수수료를 음식 가격에 추가할 수 밖에 없다. 단건 배달과 일반 배달의 음식 가격을 다르게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 배달 음식의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된다. 여기에 라이더 확보 경쟁까지 불 붙으면 운임 경쟁으로 배달비도 함께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배달 플랫폼에서도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명분 삼아 수수료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수료 인상에 따라 음식 가격도 인상될 수 밖에 없고,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