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의 경영권을 재탈환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범 LG가에 속하는 만큼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유명한 회사에서 장남을 제친 여장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진행한 주주총회를 열고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제안한 신규 이사 선임안과 구본성 부회장 해임안,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의 아워홈 대표 선임안 등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구 대표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1남3녀 가운데 막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인력개발원 등을 거쳐, 지난 2004년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아워홈에 입사했다. 4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던 구 대표는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밀려났다. 지난 2016년 1월 아워홈 구매식재본부를 총괄하는 부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수 개월 만에 보직해임됐다. 아워홈의 관계사로, 외식 프랜차이즈인 '사보텐'과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캘리스코의 대표로 인사 이동했다.

구 대표가 아워홈 경영권에서 멀어진 후에도 남매 간의 갈등은 이어졌다. 캘리스코 산하 외식 브랜드에 식자재를 공급하던 아워홈이 지난 2019년 이를 중단한 것. 아워홈과 캘리스코는 법정다툼까지 벌이며 충돌했고, 결국 지난해 캘리스코가 식자재 공급업체를 신세계푸드로 바꿨다.

구지은 대표의 이번 복귀에는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실책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전 부회장이 경영을 이끌면서 회사의 실적이 부진했던 점과 최근 보복 운전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워홈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연 '푸드 엠파이어 고메이 다이닝&키친'.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전 아워홈 부사장) 페이스북

반면 구 대표는 아워홈에서 일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편이다. 아워홈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하는 식음료 매장 브랜드 '푸드엠파이어'가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구 대표가 입사하던 당시만 해도 연 매출 5000억원대였던 아워홈은 5년 만에 연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지난 2017년 경영권 분쟁 당시에는 오빠인 구 전 부회장 편에 섰던 장녀 구미현 씨가 이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 대표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